1979년 'YH무역 사건'을 주도해 형사처벌을 받았던 여성 근로자들이 35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재희)는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특별조치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던 최순영(64)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당시 YH무역 노조 간부 5명에게 20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최 전 의원 등 당시 노조 간부들은 1979년 YH무역이 폐업을 하겠다는 공고를 내자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주무관청에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단체행동권을 행사하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사전 신고하지 않고 집회를 개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법원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최 전 의원 등 4명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황주석(2007년 사망)씨에게는 징역 1년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 판결은 1982년 확정됐다.
재심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한 특별조치법을 적용해 기소된 부분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또 "당시 집회는 근로자들이 회사의 폐업공고에 대응해 토의하기 위해 기숙사 마당에서 열린 것으로, 인근 거주자나 일반인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것으로 예견되지 않았다"며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YH무역 사건은 회사 대표의 직장폐쇄 및 대규모 해고에 맞서 대부분 여성 근로자인 조합원들이 1979년 8월 9일부터 신민당사 4층 강당에서 농성을 벌인 사건을 말한다.
당시 경찰이 강제 해산작전을 벌였고 여성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서울북부지법은 특별조치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을 이유로 이들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박정희 정권 당시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조건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해 놓았던 특별조치법은 1994년 헌재의 위헌 결정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