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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국인 사업가, 경찰청 본부 주차장서 피살

<앵커>

필리핀에서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경찰관들에게 납치된 뒤 살해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그런데 피살된 곳이 다른 곳도 아니라 필리핀 경찰청 본부였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필리핀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앙헬레스에서 사업을 하던 한국인 53살 지 모씨가 경찰관들에게 납치돼 살해된 곳이 마닐라 케손시 경찰청 본부라고 밝혔습니다.

납치범들은 지씨가 마약 혐의가 있는 것처럼 속여 끌고 갔고, 경찰청 마약단속국 건물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차 안에서 지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지씨는 얼굴과 손 등이 테이프로 묶인 상태였습니다.

이후 지씨의 시신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처리해 증거를 인멸했고, 이들은 지씨의 가족에게 연락해 몸값으로 500만 페소, 우리 돈으로 1억 2천여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당혹스럽고 격노할 일"이라며 이번 사건에 경찰들도 연루돼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원직/주필리핀대사관 공사 : (필리핀 경찰은) 경찰청 부지 내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 입니다. (저희는) 빨리 사법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경찰관 3명 등 용의자 8명 전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로, 이번 주 중 구속기소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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