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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역사 日 도시바 붕괴위기…美 원전 7조 손실에 알짜 다 판다

결산까지 두 달뿐인데도 자본확충 난항…엘리베이터도 매각대상

일본 도시바(東芝)가 2015년 회계부정 발각 뒤 추진하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력 재건책이 붕괴함에 따라 반도체 분사 등을 추진하며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20일 아사히·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애초 5천억엔 정도일 것으로 예측됐던 미국 원전사업 손실이 최대 7천억엔(약 7조1천620억원)으로 불어나며 채무초과 위기가 우려되자 자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3월말 끝나는 2016회계연도 결산에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채무초과'에 빠지면 증시 2부 강등 가능성을 포함한 엄청난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사업 분사를 통해 2천억~3천억엔, 다른 알짜 부문 매각으로 추가로 3천억엔 가량을 확보하려고 하는 등 물불을 안 가린다.

돈이 되면 뭐든 팔아치우려고 서두른다.

시간이 없다는 점도 도시바에는 부담이다.

회계연도 결산까지 남은 두 달간 자본을 확충해야 하지만,반도체 분사를 결정할 임시주주총회 등 통상적인 절차에만 2~3개월이 걸린다.

인수 상대방이 이런 사정을 간파하고 가격을 후려칠 수도 있다.

따라서 매각 작업이 도시바의 의도대로 추진될지는 불분명하다.

회계연도 말까지 도시바가 자금 확보나 몸집 줄이기를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다급해진 도시바는 정부나 거래은행에도 손을 벌리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을 관할하는 정부도 도널드 트럼프 새 대통령시대 대응책 마련에 바쁘다.

주거래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다른 은행 사이의 공조도 삐걱거린다.

도시바의 주거래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구니베 다케시 행장은 19일 "가능하면 지원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은행들 사이에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며 꺼리고 있다.

미국 원전사업에서 발생한 7조원 규모의 거액 손실 문제가 1939년 설립된 일본의 간판급 기업 도시바를 해체 수순에 돌입하는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라고 요미우리는 진단했다.

거액 손실이 생긴 분야는 도시바가 2006년 수익 다각화를 위해 사들인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가 2015년 12월 인수한 원전건설 회사다.

가치가 생각보다 대폭 낮아져버렸다.

작년 9월말 시점 도시바의 자기자본은 3천600억엔이다.

따라서 원전사업에서 7천억엔 규모의 손실이 확정될 경우 결산일까지 자본확충을 못하면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버린다.

게다가 도시바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투자주의를 당부하는 '특정주의시장종목'으로 지정돼 있어 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의 길은 사실상 봉쇄돼 있다.

최종 손실액수는 감사법인 등과 조정을 하고 있다.

도시바는 현재 채무초과만은 피하기 위해 손실 액수 산정에 따른 복수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사업 분사화, 엘리베이터 매각 등이다.

그런데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돈 되는 사업을 매각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무산 시에 대비한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매출 1천억엔이 넘는 엘리베이터는 중기 매각 과제다.

도시바는 회계조작 발각 뒤 성장산업인 의료기기 사업을 캐논에 매각하고 백색가전도 중국기업에 넘기면서 2015년 12월 '신생 도시바 액션플랜'을 가동하는 등 발 빠르게 경영 재건에 나섰다.

반도체와 원전사업을 두 기둥으로 설정한 뒤 반도체 호황으로 반짝했으나, 원전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며 반도체를 분사화로 내몰게 됨에 따라 두 기둥 전략도 위태로워졌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아사히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재생전략마저 도시바가 노렸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통의 도시바가 살아남는다 해도 뼈대만 앙상하게 남을 지경으로 내몰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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