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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행정·입법수장 이어 제3지대 접촉…정치행보 가속

반기문, 행정·입법수장 이어 제3지대 접촉…정치행보 가속
'정치인'으로 변신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장을 한날 연쇄 면담하고 제3지대 인사들과의 접촉면도 넓히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20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다.

반 전 총장의 국회 방문은 지난해 5월 20일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는 19대 국회여서 정의화 전 의장을 만났다.

반 전 총장과 정세균 의장의 공식 회동은 두 번째다.

반 전 총장은 재직 시절인 지난해 9월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을 방문한 정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내년 1월 중순 귀국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오후에는 탄핵 정국에서 행정부 수반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한다.

물론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반 전 총장측은 의례적인 귀국 인사라고 설명한다.

이도운 대변인은 "우리나라가 배출한 국제기구 수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돌아온 만큼, 3부 요인에 인사하는 것에 정치적 의미를 지나치게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 전 총장의 입법·행정부 수장 면담은 그의 정치권 행보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일주일 동안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고 '대통합', '포용적 리더십', '정치교체' 등의 메시지를 내보냈지만,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세력화를 통해 추동력을 얻으려는 전략을 세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은 실제로 설 연휴를 앞둔 다음 주중 정 전 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이른바 '비패권 제3지대'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또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과의 회동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테두리는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배격'과 개헌이다.

특히 선두 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견제해 온 반 전 총장이 이들과 함께 '반문(反文) 빅텐트'를 모색하면서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주자들이 이번 주말 출마 선언 등으로 레이스 초반전에 먼저 치고 나온 만큼, 후발 주자인 반 전 총장도 발 빠르게 정치권과 거리를 좁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인 오는 2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구상과 정책적 견해를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또 설 연휴를 전후해 기존 정당에 입당하거나 연대, 또는 신당 창당 방침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조계사를 방문하고, 21일에는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준비위원회를 찾는다.

각각 종교·체육 분야라는 점에서 일견 정치 행보와는 무관한 듯하지만, 국가적 중대사를 챙기고 종교계의 지지를 호소한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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