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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美 민주당, 울며 겨자 먹기로 트럼프 따를 수도"

* 대담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비즈니스 대통령 트럼프, 국제질서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트럼프의 SNS 발언, 美 정치 변화 바꿀지 지켜봐야
-美 민주당 상원, 2년 후 선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트럼프 따를 수도
-포퓰리즘으로 당선된 트럼프, 2018년 중간선거까지 성과 내야
-트럼프 강공 드라이브, 노동자들에 대한 화답?
-트럼프 한미 FTA 재협상 요구?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
-트럼프 北 ICBM 날리면 무조건 격추할 것
-北 2월 예고 ICBM 테스트, 트럼프에게 날개 달아줄 것

 
 
▷ 박진호/사회자: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질서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트럼프 시대, 트럼프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즈음해서 나오는 평가들인데요. 예상 밖의 당선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트럼프. 이 트럼프의 행보가 한미 관계는 물론 세계 정세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서정건 교수와 함께 연결해서 전망해 보겠습니다. 서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감사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 2시죠. 취임식을 갖게 되는데. 교수님 개인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걱정되십니까?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요. 한 두 가지 정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선 잘 아시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45대 대통령이 되는데. 사실 미국에는 44명의 대통령이 있게 되는 셈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비즈니스 출신으로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돼서 사실 비즈니스 출신이라는 것이 경제를 좀 잘 알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당선 이후의 과정들을 보면 사실 미국 헌법에 보면 대통령은 ‘Commander-in-Chief’라고 해서 군사안보 책임자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거기 비유에 맞춰서 ‘Negotiator-in-Chief’라고 협상 책임자 역할. 이런 것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국가 대 국가, 국제 관계 역사 이런 것을 보시면 비즈니스 협상 차원과는 다른 점들이 많다. 예를 들면 국제관계사 보시면 무력 충돌이라든지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가 굉장히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도 많고요. 혹은 오해라든지, 불신, 과잉 대처 이런 것들로 비롯된 적도 많은데. 이 트럼프의 전략이 어떻게 보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먼저 앞에 세워놓고 이후의 협상 과정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 이런 것이죠. 그런데 예를 들면 100을 목표로 해서 150을 던졌는데 결국 80밖에 얻지 못하고 국제 질서만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그런 결과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혹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그런 패착도 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하나 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 걱정은 이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무언가를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죠. 그래서 트위터에서 여러 가지 발언이나 표현, 이런 것을 놓고 우리 정부라든지, 재계라든지 너무 일희일비, 우왕좌왕 할까봐. 그런 게 조금 걱정입니다. 비근한 예가 트럼프가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는데도 불구하고 지난주에 미국 상원 국방위원회에서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해킹을 통해서 개입을 했다. 이와 관련된 정책 청문회가 열렸어요. 위원장이 누구냐면 트럼프가 굉장히 비판적으로 봤던 존 맥케인이라는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죠. 이 사람이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다 보니까 할 건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더군다나 존 맥케인은 지난 11월 달에 다시 당선돼서. 트럼프는 4년 임기인데 이 맥케인 상원의원은 6년 임기죠. 이런 것으로 보면 사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한 몇 달 정도는 트럼프의 트위터 발언들이 실제 미국 정치 내에 정책으로 바뀌는 일은 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이런 것이 어떻게 보면 우려고 저희 입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미국 쪽에서의 측면, 우리가 보는 관점 면에서 걱정을 제기하신 것 같은데요. 지금도 트럼프의 취임 키워드는 위대한 미국, ‘America First’인데. 이게 결국 사상 유례없는 거침없는 자국 우선주의 행보를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막상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까지 하겠나 하는 낙관론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 미국 우선주의라는 것은 사실 새로운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 박진호/사회자:
 
원래 그랬으니까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럼요. 2차 대전 이후에 미국 경제가 굉장히 호황일 때 비로소 미국이 국제 질서를 주도해 나갔던 것이고요. 70년대 오일 쇼크라든지, 여러 가지 미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는 굉장히 미국 경제 위주로 닉슨 정책이라든지. 이런 것을 보면요. 어쨌거나 세계 경제, 세계 정치 하에서 미국이 굉장히 유리한 입장일 때 어떻게 보면 국제 질서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고요. 언제나 미국은 자국 우선이고.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요. 그런데 사실 막상 취임해보면 얼마나 미국 정치 내에 변수가 많고 의회 내의 정당, 여론, 이익단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생각한 것만큼 쉽지는 않을 텐데. 워낙 지금 미국 경제가 수치상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서는 양극화라든지, 특히 소위 중서부 지역의 쇠퇴한 공장 지대의 백인 노동자 계층의 요구, 목소리들. 이런 것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이 됐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민감한 정책 대응 같은 것들은 트럼프가 끌고 갈 것이고. 2년 후의 중간 선거를 벌써 생각해야 하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 입장에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서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러스트 벨트라고 하잖아요? 노동자들의 산업 도시, 노동자들의 지지가 당선의 배경이 됐는데. 결국 트럼프도 거기에 화답을 해야 되는 입장이고. 그러면 역시 무역, 보호무역 문제가 우리에게는 현실로 다가올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 보호무역주의라는 것은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입장 중 중요한 입장 중 하나고요. 중산층 세금 인하라든지, 아니면 사회간접자본 투자라든지, 아니면 약한 달러를 통한 수출 증대라든지. 이런 것들이 보호무역주의와 연결돼서 트럼프가 끌고 갈 정책, 어젠다들이죠. 그런데 미국은 아시는 것처럼 당장 2년 후에 2018년에 중간 선거가 있거든요. 더군다나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포퓰리즘으로 사실 당선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포퓰리즘으로 당선된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향후 2년 동안 벌써 2017년이고요. 2018년 11월에 선거가 있기 때문에. 자기 지지자들에게 무언가 손에 잡히는 선물들, 결과물을 쥐어줘야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가 트위터나 이런 것을 통해서 굉장히 중국 문제라든지, 보호무역주의라든지, 국경세라든지, 일자리 창출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죠.
 
▷ 박진호/사회자:
 
우리 입장에서는 한미 FTA가 만약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에 좀 걱정이 된다는 분들. 재계의 걱정도 그것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이게 가능한가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단 가능하죠. 한미 FTA 협정문 안에 어느 일방이 일방적으로 탈퇴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돼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기술적으로 볼 때는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죠.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정치는 워낙 선거의 정치고. 트럼프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2년. 물론 임기는 4년입니다만 2년 안에 트럼프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텐데. 한미 FTA라는 것이 미국 정치 내에서 얼마나 미국 유권자들에게 와 닿는 이슈인가. 이것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봐야 되겠죠. 그러니까 TPP라든지, NAFTA라든지. 이런 것들은 굉장히 우선순위예요. 말하면 미국 국민들이 멕시코에서 물건이 싸게 와서 그쪽으로 공장이 넘어가기 때문에 우리 공장들이 문을 닫고 내가 일자리를 잃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금방 미국 사람들이 이해하는데. 한미 FTA에서 나에게 돌아온 피해가 무엇인가를 트럼프가 설명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포인트는요. 사실 재협상 하자고 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너무 겁을 먹고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계속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사실 어떻게 보면 재협상에서 우리도 협상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이고 내줄 것은 무엇인지 잘 미리 검토해 놓는 것이 아마 제가 볼 때 이 시점에서 제일 필요하다.
 
▷ 박진호/사회자:
 
우리가 더 유리하게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그렇죠. 서비스업 같은 경우에는 지금 미국이 내는 흑자가 거의 100억 달러에 가까워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지금 또 중요한 게 대북 정책,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대응일 텐데. 지금 북한이 신형 ICBM 만들었다는 얘기도 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트럼프 당선자의 평소 돌발적인 행동들을 보면. 이게 군사 대응이라던지 이런 걸 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 말입니다. 왜 사실 북한이 어제 뉴스에서 보니까 ICBM 테스트 가능성에 대해서 뉴스에서 나오던데요. 미국 언론에서 보면 어떻게 다루냐면 북한의 ICBM 테스트가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라기보다는 트럼프의 북한 정책 테스트다. 이렇게 보도가 나오고 있고요. 현재까지는 사실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중국 문제화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현재까지는 북한 문제는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 현장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 일단 자명한 것은요. 북한이 만약에 미국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ICBM 실험을 한다. 그러면 미국은 당연히 격추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고요. 이후 상황은 굉장히 예측불허다라는 것까지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고. 더군다나 미국 의회라든지, 미국 정치가 굉장히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인정도 안 하고 지금 현재 취임하는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40% 정도밖에 안 되는 분위기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북한의 ICBM 테스트가 트럼프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미국 내 현재 양극화 정치 현실인데 초당파적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 중심으로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그 내부 사정에 따라서 그렇게도 갈 수 있다.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라기보다는 취임한 미국 신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가늠자이자 우리나라와 지금 현재 미국 내에서 분열돼 있는 미국 정치가 북한의 미사일을 중심으로 다시 초당파적 입장으로 바뀌는. 사실 미국에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북한 문제 관련돼서 정반대 입장이라는 게 없어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말씀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정건 교수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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