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직후 '불법이민 색출·추방 쓰나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직후 첫 번째 조치는 초강력 불법이민 단속이 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현재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단체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새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행정명령'을 폐기하고,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대적으로 나설 전망입니다.

또 범죄 전과 이민자를 색출·추방하고 난민 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취업 비자 프로그램도 새롭게 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우리는 국경과 이민 시스템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위해를 주거나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큰 이민자들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미 전역의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의 삶에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당장 범죄 전과가 있는 이민자 80만여 명을 비롯해 경범죄 전과가 있는 이민자들도 추방될 가능성이 커지고 귀국 시 '현존하고 명백한 위협'으로 보호받아야 할 난민 수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74만 명 이상이 엄격한 신원 조회와 함께 2년 유효의 취업 허가서를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이민세관국 요원들이 각 지역 교도소를 방문해 이민법 위반 등 범죄 전과 이민자 색출에 나서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국경 통제도 훨씬 더 강력해질 전망입니다.

쟁점으로 부상한 오바마케어와는 달리 국경 통제는 의회의 동의 없이도 현행 대통령 권한으로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우리는 지체 없이 국경 통제를 강화할 것"이며 "멕시코 접경지역 장벽 건설을 비롯해 공약 사항인 이민정책에서 행정명령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은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폐기한다면 2년 내 이들의 체류 허가가 모두 만료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고별 회견에서 퇴임 후 정치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겠지만, 불법체류 청소년들이 추방 위기에 처한다면 적극적인 반대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대장벽 건설도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20억∼380억 달러에 달하는 대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 정부에 떠넘기기 전에 의회가 먼저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정권 인수인계 위원회와 공화당 지도부는 장벽 건설을 위해 새로운 법을 만드는 대신 현행 '국경장벽 설치법'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장벽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멕시코가 아닌 의회에 요청하는 것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과 배치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