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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에 도박판까지…노숙자 불러 돈벌이한 정신병원

<앵커>

대구의 유명 정신병원들이 노숙자들을 실어와 공짜 환자로 입원시키고 정부로부터 의료급여를 챙겨왔습니다. 간판만 병원인 그곳에서 가짜 환자들은 술을 마시고 도박판을 벌여왔습니다.

TBC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평일 이른 아침, 대구의 한 도심 공원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내 비틀대는 사람들, 이들이 되돌아간 곳은 놀랍게도 인근의 한 정신병원입니다.

이런 노숙자들을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 알선해주는 브로커를 만났습니다.

[병원 브로커 : 서울역 뒤 편에 가면요. 우리 병원에서 표를 예매해 드리면 몇시차로 해 가지고 오면 돼요.]

[(제가 돈 내고 이런 건 없나요?) 아, 지금 그건 형편이 안되니까 안 내도 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노숙자로 위장해 병원에 들어가자 의사도 아닌 간호사가 일사천리로 입원을 결정합니다.

병실 안에서는 가짜 입원 환자들이 술을 마셔가며 도박판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환자 : 기본이 1만 원이에요. 한 20만 원 땄나? 20만 원이면 이 동네에서 적은 돈이 아니지.]

이들 대부분은 이른 새벽 바깥 일을 나갈 정도로 멀쩡합니다.

[환자 : 어제 일용직 일 갔다 와서 하루 돈 9~10만 원 받을 것 아닙니까. 돈 갚고 지가 술 산다고.]

문제의 정신병원은 담배와 커피까지 줘가며 노숙자들을 꾀어 가짜환자로 둔갑시켰습니다.

[병원 관계자 : (교통비 제공해서 환자 유치하고 있다는 부분 사실이 맞습니까?) 그런 거 없어요. 담배 제공하는 게 아니고 전에 꽁초 주워 피고 그래서 담배 하나 사 오면 그걸로 한 갑 주고 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이런 수법을 통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달 수억 원의 보험 급여를 챙겼습니다.

정신병원의 충격적인 민낯이 드러나면서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 병원이 최소한의 의료윤리마저 저버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용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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