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정현, 고비 때 아쉬운 한 포인트…'경기 운영 능력 보완해야'

3세트 게임스코어 2-0에서 서브 게임 놓쳐 역전패 빌미

"서브나 포핸드가 약점이라고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왔습니다."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 정현(105위·삼성증권 후원)과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5·불가리아)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진수 JSM 테니스아카데미 원장의 말이다.

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한때 세계 8위까지 올랐던 강호 디미트로프를 맞아 1세트를 선취하는 등 선전했지만 1-3(6-1 4-6 4-6 4-6)으로 져 탈락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9천500여 명의 팬들은 생소한 아시아권 선수인 정현의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특히 많은 한국 교민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정현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정현의 '분투'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서브에이스 12개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반대로 7개의 서브에이스로 맞섰고, 첫 서브 성공률(68%-65%)이나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득점 확률(75%-68%)에서는 오히려 정현이 디미트로프를 앞섰다.

브레이크 포인트도 15번이나 잡아 10번에 그친 디미트로프보다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얻은 것이 수치로 나왔고, 네트 플레이 시도 횟수(19-38)는 디미트로프가 두 배 더 많았지만 네트 플레이 득점 확률은 정현이 95%를 기록해 61%에 그친 디미트로프보다 훨씬 높았다.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도 최고 시속 211㎞를 찍어 207㎞의 디미트로프보다 오히려 빨랐다.

서브 평균 시속 역시 정현이 177㎞로 173㎞의 디미트로프를 근소하게 앞섰다.

경기를 직접 관전한 이진수 원장은 "랭킹 차이가 크게 나는 선수를 상대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며 "앞으로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만한 내용이었다"고 칭찬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의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진수 원장은 "현지에서도 관중석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외국 팬들도 디미트로프보다 오히려 정현의 멋진 플레이가 나왔을 때 환호가 더 크게 터져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원장은 "사실 1세트를 쉽게 이긴 것은 상대가 방심한 탓이 컸다"며 "2세트부터 디미트로프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3세트 게임스코어 2-0까지 앞서다가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0까지 달아났더라면 3세트를 따낼 가능성이 컸고, 그렇게 되면 디미트로프도 훨씬 더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때 서브 게임을 놓치면서 결국 2-2 동점을 허용했고 마지막 4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4-4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허무하게 내주면서 결국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 원장은 "정현이 서브나 포핸드에 약점을 많이 지적받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이제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왔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다만 오늘 3, 4세트 고비에 디미트로프가 게임을 챙겨가는 것처럼 완급 조절과 같은 경기 운영 능력을 더 보완하면 세계 톱10 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