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소주와 맥주, 술, 담배, 라면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불황에도 잘 팔리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자 서민들이 많이 찾는 '서민형 상품'이라는 겁니다. 우리 경제에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상품의 매출은 순항 가도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상품들을 주로 사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연초부터 커지고 있습니다.

 ■ 술도 쓰고 술값도 쓰다…역대 최대 오름세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품목 중 소주 가격은 전년보다 11.7% 올랐습니다.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 폭입니다.

2015년 말 주류업체들이 소주 출고가를 잇따라 올리자 외식업계는 주류업체의 인상 폭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새해부터 빈병보조금이 인상돼 출고가격이 소폭 오르자 일부 업소에서 이를 핑계로 소주와 맥주 가격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소주 한 병에 4천 원을 받는 음식점과 술집이 크게 늘었고, 일부 고급 음식점에서는 5,000원까지 받고 있습니다. 병당 3천 원 가격은 이제 옛말입니다.

연초 이맘때 신년회 등 각종 모임까지 몰려 있다 보니 서민들은 가격 인상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는 외식업계에 빈병보증금 인상분보다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보증금 인상과 무관하게 판매가를 올리지 말도록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기엔 역부족인 듯합니다.

■ 도미노 인상으로 라면 값도 올라…식탁이 '휘청'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최근에는 다른 식품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돼 계란 값이 '금값'이 된 가운데,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 탓에 채솟값도 치솟는 등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습니다.

여기에 서민들이 부담 없이 한 끼 식사로 즐기곤 하는 라면 가격까지 올랐습니다.

업계 1위인 농심이 전체 28개 중 18개 라면 상품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하면서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등 후발주자의 가격 인상도 뒤따를 전망입니다.

이처럼 라면·계란·배추 등의 먹거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황을 빗대, 요즘엔 우스갯소리로 '라면에 계란 넣고 배추김치와 함께 먹으면 부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담뱃값 인상…서민 호주머니 털어 나라 곳간 두둑이 채운 정부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서민을 울상 짓게 하는 데 담뱃값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층이 많은 흡연자들의 부담도 크게 늘었습니다.

정부는 2015년 1월 담배세제부과금을 약 80% 올려 평균 2,500원 하던 담배 한 갑의 가격을 무려 4,500원으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 정책의 당초 취지였던 흡연율 감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담뱃값 인상 초기에만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사이 정부는 지난해 담뱃값 인상을 등에 업고 무려 12조 4,000억 원의 담뱃세를 걷어 들였습니다. 결국 흡연율은 별로 줄이지 못하고 정부 곳간만 채웠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흡연이 건강에 백해무익한 건 분명하지만, 가뜩이나 힘겨운 시기에 손쉽게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주머니 사정은 그대로…'월급 빼고 다 올랐다'
?[리포트+] 술에 맥주에 담배에…치솟는 물가에 서민은 '털썩'
문제는 이런 물가 오름세에 비례해 서민들의 소득 수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가계수지 통계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3분기 월평균 소득은 444만 5,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고작 0.65% 증가에 그쳤습니다.

물가상승률 1%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1% 감소했습니다. 소득이 오히려 줄었다는 뜻입니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가격 인상 세례에 서민들의 처진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소득은 뒷걸음치는 데 물가는 뛰면서 서민들은 이제 라면과 소주, 담배도 선뜻 집어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안준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