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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반대했던 활동가 스위스 시민권 거부당해

스위스 전통식 워낭이 동물 학대라며 지역 사회를 비판했던 활동가가 스위스 시민권을 신청했다가 이웃들에게 거부됐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 앵포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낸시 홀텐(42·여)은 32년간 스위스에 거주했지만 아우라 칸톤(州)의 지프-오베르프리크 시 주민위원회는 최근 그의 시민권 신청을 거부했다.

8살 때부터 스위스에 살아 언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스위스 여권(시민권)을 지닌 세 자녀가 있었으며 전과기록도 없었기 때문에 시민권 신청을 거부당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사는 인구 3천500여 명의 지프-오베르프리크 시는 일요일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워낭소리를 배경으로 경마, 돼지 경주를 관람하는 게 전통인 지역이다.

스위스 전통 워낭 중에는 소 크기에 따라 종에 가까울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소머리의 절반 크기로 무게만 5kg인 것도 있다.

소리도 크다.

워낭은 소를 방목할 때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주로 사용됐던 도구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소 목에 걸어두는 게 전통이 됐다.

채식주의자인 홀텐은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소 방울 소리를 듣고 동물 경주를 관람하는 게 옳지 않다면서 여러 차례 항의 집회를 조직했고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을 비판했다.

이번까지 포함해 그는 두 차례 시민권 신청을 거부당했고 거부 결정은 시에서 소집한 시민 위원회가 했다.

그의 이웃들이 찬반을 결정한 셈이다.

홀텐은 스위스 앵포 인터뷰에서 "나는 통합되지 못해서 탈락한 게 아니라 전통을 거슬렀기 때문에 거부당했다"며 "동물보호에 관심이 있었던 건데 많은 사람에게 이번 일이 전통과 관련된 일이 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우르스 트라이에르 시 대변인은 더 로컬지에 "주민들은 홀텐의 자격이 충족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전통을 거부하고 외부에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지역 사회가 돌아서도록 만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는 시민권 허용 여부를 시 당국, 의회에서 결정하고 일부에서는 시민 위원회에서 찬반 투표를 한다.

홀텐은 주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고 몇 달 안에 이 문제가 주 차원에서 매듭지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스 앵포는 홀텐의 시민권 거부 사례가 직접 민주주의와 관련해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워낭을 비판하는 사람은 교외에 살 수 없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언론에 비치는 방식 때문에 불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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