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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목동여관 14 : 이 바닥에 제대로 된 'PC힙합' 한 번 듣고 가실게요

[골룸] 목동여관 14 : 이 바닥에 제대로 된 'PC힙합' 한 번 듣고 가실게요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7.01.15 12:00 수정 2017.01.16 14: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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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 문 너머로 눈이 펑펑 내린 금요일 오후 문을 열었던 오늘 목동여관은 '스웩'이 넘칩니다^^
 
할 말을 제대로 하되, 못 할 말 안 할 말도 함께 고민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힙합'을 추구하고 싶다는 두 힙합뮤지션, 제리케이와 슬릭이 여관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슬릭(Sleeq)은 지난 연말, 유튜브에 서비스되는 한 힙합 컨텐츠에서 선보인 프리스타일 랩에서 "하나 얘기할 게 있어, 내가 아니면 아무도 안 할 것 같아서"라는 말로 운을 띄운 뒤 힙합 씬의 여성비하와 소수자 혐오를 통렬히 비판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팔리는 노래보다 중요한 건 살리는 노래,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 노래를 하는 것"이라는 슬릭은 그런 음악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페미니즘을 발견하며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말합니다.
 
2004년부터 사회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소신을 담은 랩을 꾸준히 발표해온 제리케이(Jerry.k)는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을 비롯해 충격을 안겼던 몇몇 사건들과 슬릭과의 만남을 통해 여성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본인의 과거 히트곡에 대해서도 "그때 그 노래는 지금 보면 부끄러운 여성관을 담고 있었다"고 가차없이 인정해 버리고 계속 자신의 힙합을 해나가는 방식 벼리기를 멈추지 않는 제리케이는 외롭고 어려운 길일지언정 "여성 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사를 앞으로도 써나갈 생각입니다.

음악웹진 <보다>의 김학선 편집장은 이같은 제리케이의 음악에 대해 "생각해보건대, 그게 내가 처음 힙합을 들을 때 떠올렸던 엠씨의 모습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두 분의 노래들, 그리고 보도국 권애리·조을선 기자, 김세연 작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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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style rap by 슬릭 (마이크 스웨거 中)
 
에-야 MIC SWAGGER 요즘 나 빼고 다 본다매
MIC SWAGGER 안 나옴 바보라매
이거 찍고 나서 여기저기 찍히고 또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면
어디 가서 가온 산대
 
난 가사에서 사람도 안 죽이고 돈 얘기도 안 하는데
어떻게 래퍼 타이틀은 받네
걍 랩 좀 하고 안 친한 애들하고 인사하고
말릭이랑 밥 먹으러 갈래
 
아 잠깐 하나만 하나 얘기할 게 있어 내가 아니면 아무도 안 할 것 같아서
 
여긴 아직도 기집애 같다는 말을 욕으로 한다면서
아직도 게이 같다는 말을 욕으로 한다면서
아직도 아무도 그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모른다면서
 
그게 힙합이라고 하면 나는 오늘부터 힙합 관둠
가사를 쓴다면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애들
오늘부로 혓바닥 싹둑
 
내 보스는 04년부터 앨범 내면서도 끝도 없이 자기만의 색깔을 탐구
내 보스는 물타기 하는 애들이 불 앞에 증발할 때 맨 앞에 섰지 광화문
 
우린 할 말을 해
할 말을 하면 못 할 말을 했다는 채
팔짱을 낀 애들 하는 말 보면 하나같이 개빻았네
그 중의 태반은 안 하니만 못하는 얘기
나머지 반은 하면서도 지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얘기
아무말 대잔치를 해
 
SLEEQ, 내 이름 앞에 수식어는 내가 붙임
이 바닥의 제대로 된 female MC
아니 지금부턴 이 바닥의 제대로 된 hella fucking feminist
Oh yeah I said it, I'm hella feminist
Oh yeah I said it, I'm hella feminist
Oh yeah I said it
이 말 듣고 개복치 멘탈러들 엄지손가락이 떨리겠지
 
왼팔엔 완장 You'd better watch out
등엔 Proud I'm pale like Kate McKinnon
I'm gonna bust you out
너의 인생을 망치고 다시 너를 구원하러 왔다
 
중요해 팔리는 노래
더 중요한 건 누굴 살리는 노래
그 칼 끝이 어딜 향하는지나 보고 간지를 논해
이제 다 알아보네
DAZE ALIVE gotta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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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not a Lady  by 제리케이 Feat. Zion.T
 
You're not a lady a-ha
넌 아직 모르는 게 많아
 
Look around shawty
주윌 둘러보면 값진 것들이 꽤 많아
 
You just a baby, baby
아직은 애기, 아직은 애 같아
 
너는 너무 이뻐 니가 이쁘단 걸
너도 잘 알고 있어
 
ㅇ 받침 자동 삽입된
말투와 미소에
 
남자들 기분은 오르락 내리락 시소
원하는 게 있다면 얻어내고 말아
 
영활 보고 싶다면
메세지 하나
 
전화 한 통만 하면
달려 나오는 남자들 덕분에
 
액세서리함은 늘 꽉 차 애매하게
적어 놓은 대화명
 
내 여자가 돼가고 있다
헷갈리게 하며
 
어제 친구가 만난 남자 스펙에 배 아퍼
술 한잔 하는 너는 애완동물이야
 
주인 없으면 굶는 것처럼
남자 없으면 니 가치는 없어져
 
하이힐을 신어도 남자들이 널 baby라
부르는 이유 Cuz you're not a lady
 
너는 늘 속상해 해 거울 속의
너를 보고 속삭여 대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못나게 태어나서
 
안 해도 되는 고생만 겁나게 해
짝사랑 전문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지나가는 청춘, 별명은 모태솔로
그 외로움에 지배 당하며 매일 ‘판’에
 
올라오는 글을 봐, 짜증 반 부러움 반
첫 앨범을 내고서
 
평론가의 글을 기다리는 
신인처럼 눈치를 보며 걸어가
 
신발이 별론가
머리가 별론가
 
집에 돌아올 땐 내 전부가 별로란 결론만
남들 시선 속에서만 사는 넌
 
향수를 뿌려도 향기가 안 나는 걸
네 자서전엔 한 page도 없겠지
 
니 얘긴 넌 아직 애기
you’re not a lady
 
나 없인 못 산다고
말하는 넌 매력 없어
 
여자로 안 보여
아직 덜 컸어
 
직접 벌어서 써
니 돈과 자존심
 
난 원해 두 발로 설 줄
아는 여자의 각선미
 
자기를 찾아 그 자기 말고
너 자기를 찾아 그 자기 말고 너
 
자기를 찾아 그 자기 말고
너 자신 Girl be a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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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by 제리케이 Feat. 우효
 
매일 아침 투구를 쓰듯 쓰는 헤드셋
모니터 옆에 둔 작은 거울을 보며 맹세
오늘은 기 죽지 말자
누가 욱하게 해도 초보처럼 굴지 말자
졸업 하고 나서
누구도 별거 없는 여성일 뿐인 니 허전한 이력서
거들떠도 안 볼 때 받아준 콜센터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해야지 고생도
너네 엄마 땐 아마 너 같은 애들은
기숙사에 살며 공장에 다녔었대
그래도 이제는 그때만큼 신체적인 괴로움 때매
고생 안 해도 되니까 제자리에 앉아서
말만 하면 되는 걸 뭐
먼지 안 먹어도 월급도 꼭 꼭 통장에 꽂히니까
넌 니가 열심히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었어
근데, 쉽지 않더라고 하루 종일 웃어야 하는 건
눈물이 많았던 너 별로 안 울게 됐고
표정이 많았던 너 그걸 다 까먹게 됐어
 
우리 기분은 아무도 묻질 않아
무시 당하는 건 그저 내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일까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너에게도 있지 트라우마가
넌 자꾸 그때 그 상황 속으로 돌아가
'아무 이유도 없이 욕을 먹었던 건
그냥 내가 못난 사람이기 때문일 거야'
눈물인지 두통인지 흐릿하게 보이는
통화연결 버튼에 손가락을 얹고
분명히 뭔가 열이 받아서 이곳에 전활 건 사람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 보는 머나먼 길을
최단시간에 달려 내야 해
진짜 문제가 뭔질 꼭 밝혀 내야 하고
그걸 풀 열쇠가 뭔지 발견해야 해
억지도 참고 넘기도록 날 단련해야 해
사랑하지 않는 고객님께 사랑한다 말하고
미안하지 않은 분들께도 사과하면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속지
하지만 너 자신도 속이긴 어렵지
넌 한동안 못 감췄던 목소리의 떨림을
감추려 가슴 어딘가의 전원을 껐지
엄마들은 공장에서 기침을 했고
너흰 이유도 없이 자꾸만 침울해져
 
우리 기분은 아무도 묻질 않아
무시 당하는 건 그저 내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일까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언제든지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니가 화를 내도 난 웃을 수 있어
 
잘못을 대신 사과하는 전문가
매를 대신 맞는 직업 같은 건가?
날 때린 사람들이 매겨놓은 만족도가
낮춰놓고 있어 나의 삶의 만족도
우리 목소리가 이 회사의 얼굴이자 이미지라지만
우린 여기 소속도 아니지
하지만 확실히 여기가 아니라도
특별히 더 살만하진 않을 거란 건 알어
어딜 가든 그냥 웃어야겠지
누가 됐든 그냥 웃어야겠지
언제든 전화해 웃어줄 수 있어
누구든 전화해 누구보다 밝게 웃어줄 수 있어
 
우리 기분은 아무도 묻질 않아
무시 당하는 건 그저 내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일까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전화해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언제든지 난 웃을 수 있어
전화해 니가 화를 내도 난 웃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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