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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인연"…눈물로 재회 약속한 리퍼트

"옷깃만 스쳐도 인연"…눈물로 재회 약속한 리퍼트
2년 3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20일 이임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송별 기자회견이 오늘(13일) 오후 서울 정동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렸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줄무늬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리퍼트 대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먼저 20분 정도 준비한 원고를 읽어나갔습니다.

아내 로빈 리퍼트 여사는 파란색 원피스에 검은색 재킷 차림으로 지난해 11월 태어난 딸 세희를 안고 기자회견 중간부터 리퍼트 대사에 옆에 섰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한 시간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모두 대 여섯 차례에 걸쳐 울먹였습니다.

특히 한국민들로부터 받은 환대를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의 깊은 떨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아름답고도 역사가 유구한 곳곳을 다니며 받은 따스함을 항상 기억하겠다. 많은 한국 국민으로부터 환대를 받았고 좋은 추억이 많다"며 한국어 공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방문, 수영으로 한강 도강, 한국 프로야구 경기 관람, 대구 치맥 페스티벌 참석, 미국 대사로는 36년 만의 전남대 방문 등을 소중한 기억으로 꼽았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2015년 3월 5일의 피습의 순간을 돌아보면서는 "당시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뜨거운 성원을 우리가 경험했다. 이러한 환대, 선의, 우정은 항상 기억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한국에서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두 자녀를 낳은 일을 꼽았습니다.

리퍼트 대사 부부는 2015년 1월 태어난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이름을, 지난해 11월 태어난 딸에게는 '세희'라는 한국식 중간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그는 "세준이의 100일 잔치와 돌잔치에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습니다.

평소 소탈했던 리퍼트 대사답게 대답 곳곳에는 유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다른 한국의 모습을 묻자 그는 "삶의 소소한 것들이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다"면서 "예를 들면 헬스장에서 한국 사람들이 똑같은 운동복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이 재밌었다.또 야구장을 가기 전까지는 한국 국민이 그렇게 치킨을 많이 먹는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열광적인 '팬심'을 보여줬던 그는 "미국에서도 아침마다 헬스장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한국 야구를 볼 것"이라며 오는 3월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한국팀과 미국팀이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어떤 팀을 응원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미국을 응원한다고 할 것"이라며 "나는 미국사람이니까요"라며 웃었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순간을 앞둔 자리에서,자신이 2014년 10월 한국으로 향한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훌륭한 나라로서 유구한 문화와 국제적 지위를 갖추었고, 동맹으로서 밀착된 관계를 우리가 누리고 있다"며 "바로 이렇게 미국과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나는 한국 대사에만 관심이 있었지 다른 국가의 대사직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기자회견 발표 말미의 한국어 표현으로 '인연'을 선택했습니다.

"한미동맹은 역사상 최고의 상태입니다. 우리는 관계를 강화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한국어 표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것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입니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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