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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개장 바티칸 맥도날드 "노숙자에 공짜 햄버거 제공"

논란 속에 올해 초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인근에 문을 연 맥도날드가 지역 자선 단체와 손잡고 노숙자들에게 공짜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일명 '맥바티칸'으로 불리는 성베드로 광장 인근의 맥도날드 점포는 오는 16일부터 매주 월요일 점심에 바티칸 주변에 거주하는 노숙자들에게 더블 치즈 버거와 사과 조각, 생수로 구성된 음식 천여 세트를 나눠줍니다.

이번 조치는 교황청 자선 기구와 제휴해 이 지역 노숙자에게 건강 검진과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해온 구호 단체 메디치나 솔리달레의 요청에 맥도날드가 응하며 현실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루치아 에르콜리 메디치나 솔리달레 대표는 "맥도날드와의 협약에 매우 만족한다"며 "맥도날드가 우리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청 성베드로 광장의 인근의 추기경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한 '맥바티칸'은 추진 단계부터 추기경 등 일부 교회 관계자들과 지역 보존 위원회 등의 반대에 부딪히며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들은 맥도날드가 개장하면 성스러운 성베드로 광장이 햄버거 냄새와 점포를 찾는 관광객들의 소음으로 오염되고, 지역 정체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엘리오 스그레차 추기경은 앞서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심장 부근에 맥도날드를 짓는 대신, 이 공간을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는 단체가 사용하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은 방식은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과도 일치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언론은 '맥바티칸'이 노숙자들에게 공짜 점심을 나눠주기로 한 것은 점포 개장을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을 희석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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