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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 앞둔 '세준이 아빠' 리퍼트 주한 美 대사

이임 앞둔 '세준이 아빠' 리퍼트 주한 美 대사
역대 어떤 주한 미국대사보다 가장 친숙한 존재로 평가받는 마크 리퍼트 대사가 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목숨을 잃을 뻔했던 테러사건에도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더욱 활발한 '공공 외교'를 펼쳐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의 모습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만 41세로 2014년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그는 취임 선서식에 이례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등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주목받았습니다.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페인 당시 외교 안보 정책을 만드는데 깊이 관여했으며,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거쳤습니다.

이후 주한대사로 재임기간 잇단 북핵 도발 등 한미동맹 관련한 중요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격식과 절차를 따지지 않는 방식으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면담하며 동맹 강화에 힘썼습니다.

리퍼트 대사의 활동에서 더욱 빛났던 부분은 특히 한국민의 삶에 직접 다가오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는 재임 기간 정치적 성격의 사안 이외 문화 차원의 '공공외교'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았습니다.

리퍼트 대사가 야구광으로 특히 프로야구 '두산'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KBO리그 명예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전국 곳곳의 야구 경기장을 찾아 한국 야구 팬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두산과 NC, KT를 비롯한 여러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그는 성 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Queer) 문화축제에 참석해 행사를 응원하고, 최근 촛불시위에 대해 "미국인들은 민주주의 작동을 목도해 감탄한다"라고 언급하는 등 한국 사회의 인권·민주주의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응원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권위의 옷을 벗어던지고 소탈한 행보를 보여온 그가 애완견 그릭스비와 광화문 일대를 산책하는 모습이 시민들에 종종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SNS를 통한 소통도 활발했습니다.

한국어에 능한 리퍼트 대사는 '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녀 출생을 비롯한 각종 사연을 소개해왔습니다.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소소한 일상까지 실시간으로 전하며 한국민과의 소통에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두 자녀를 모두 한국에서 낳았고 둘에게 한국식 중간 이름을 지어줬다는 사실도 그와 한국의 인연을 깊게 하는 부분입니다.

리퍼트 대사는 2015년 1월 태어난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이름을, 지난해 11월 태어난 딸에게는 '세희'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이 이름을 고르기 위해 '사주 전문가'에게 의뢰했다고 밝혀 화제를 낳았습니다.

2015년 3월 발생한 초유의 대사 테러는 한미동맹의 심대한 위기이면서, 동시에 동맹의 단단함을 재확인시켜준 사건이기도 했숩나다.

당시 의연한 대처로 박수를 받았던 리퍼트 대사는 퇴원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고 한미 관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고 신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지난 2년 3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오는 20일 귀임할 것으로 알려진 리퍼트 대사는 오늘(13일) 오후 한국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소회를 밝힐 예정입니다.

외교부의 한 외교관은 "리퍼트 대사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한미동맹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며 "후임자로 어떤 인사가 올지는 모르나 그 이상의 헌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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