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오늘 '뇌물 제공 혐의' 피의자로 소환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시간 반 뒤인 오늘(12일) 오전 9시 반에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특검 취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임찬종 기자, (네, 특검 사무실에 나와 있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나온다는 것은 처벌하겠다는 뜻이 강하다는 거로 봐야 할까요?

<기자>

처벌 의지도 처벌 의지지만 이재용 부회장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뇌물을 받은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진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사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8년에도 경영권 불법 세습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습니다.

9년이 지난 오늘 받는 조사도 경영권 문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특검이 삼성 그룹 경영권 강화와 관련 있어 보이는 삼성물산 합병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기 위해 송금한 35억 원, 그리고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 측에 지원한 16억 원 등을 모두 대가성 있는 금품, 즉 뇌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압박을 가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와 관련이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삼성이 돈을 보내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한 여러 정황을 포착하고,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공모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의 존재를 비교적 최근에 알았다며 뇌물 제공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검은 오늘 밤늦게 또는 내일 새벽까지도 뇌물 제공 혐의에 대해 이 부회장을 강도 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쪽은 고위 관료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더라고요?

<기자>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인물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이렇게 4명입니다.

이 가운데 김상률 전 교문수석을 제외한 3명의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4명은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체부에 내려보내 집행한 과정에 핵심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3명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상률 전 교문수석에 대해선 "현재까지 소명된 역할과 실질적인 관여 정도 등을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더라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검은 공언했던 대로 윗선으로 지목된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대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경숙 전 체대 학장이 또 피의자로 불려 나오네요?

<기자>

오늘 특검에 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경숙 전 학장은 이재용 부회장보다 30분 뒤인 오전 10시에 나오기로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피의자 신분입니다.

김 전 학장은 2014년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정유라 씨의 학사 과정에 특혜를 주라고 구속된 류철균 교수에게 지시한 의혹도 있습니다.

특검은 김경숙 전 학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도 소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