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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유 무리뉴 감독 '골 세리머니 시간도 아까워…'

[EPL] 맨유 무리뉴 감독 '골 세리머니 시간도 아까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제 무리뉴 감독이 '여유'를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밝혔다. 팀이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경기 중 펼친 골 세리머니에도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러진 '2016/17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EPL컵)' 4강전 경기에서 홈 팀 맨유가 원정에서 나선 헐 시티를 상대로 2-0 승리를 챙겼다. 이 날 맨유는 팀 핵심 공격수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일부 선수들을 전력에서 제외해야 했다.

지난 7일 치러진 FA컵 4라운드(64강전) 레딩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친 웨인 루니가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공격 선봉에 나섰지만 헐 시티의 촘촘한 수비진을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그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헐 시티는 이 날 전반 초반부터 선수 대부분이 수비 진영에 진을 치고 맨유의 파상공세를 쉴 새 없이 걷어냈다.

즐라탄이 부재하기는 했지만 루니를 비롯 포그바, 래시포드 등 걸출한 공격자원들이 즐비한 맨유는 중원과 측면에서 마타, 다르미안 등이 쉴 새 없이 공격에 가담하며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는 등 헐 시티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전반 내내 맨유 공격수들이 때린 슈팅은 번번히 골 장면으로 마무리 되지 못했다. 전반 막판 미키타리안까지 가세해 상대 빈 공간을 허물었지만 이 역시 골 장면으로 연결되지 못하며 두 팀은 0-0으로 전반을 마쳐야 했다.

이렇다 할 공격 작업을 전개하지 못하던 헐 시티는 후반 들어서도 맨유의 일방적 우위를 육탄방어로 막아내는 균형 작전을 이어갔다. 승부의 추가 기운 것은 후반 11분. 포그바의 정확한 패스를 이어 받은 발렌시아가 상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데 성공했고 문전으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가 미키타리안의 머리로 향했다. 혼전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뒤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맨유 미드필더 마타가 기습적인 슈팅으로 헐 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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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으로 기선을 제압한 맨유의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막판으로 접어들자 루니, 미키타리안을 빼고 마르시알과 린가드를 차례로 투입하며 다시 한 번 전술을 조율했다. 시종일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주도한 맨유는 결국 후반 42분 또 한 번 헐 시티 골망을 흔들며 EPL컵 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다르미앙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하고 있던 펠라이니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시켜 2-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맨유는 이제 오는 27일 헐 시티와의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또 맨유는 이 날 헐시티전 승리로 무려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리그와 컵대회, FA컵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지난해 11월 치른 스완지 시티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 이후 3달 가까이 패배가 없다. 12승 3무를 기록 중인 맨유는 최근 들어서는 무려 9연승의 상승 가도를 달리며 '무리뉴 체제'가 서서히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맨유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무리뉴 감독은 11일 헐 시티전 직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마타의 첫 골이 들어간 뒤 선수들이 왜 골 세리머니를 했는지 모르겠다. 컵대회에서 1골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 타이밍은 골을 축하할 때가 아니라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할 때였다"며 직접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무리뉴 감독은 특히 선수들이 전반전에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고 평하며 "헐 시티는 무척 조직적인 팀이고,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했다. 물론 우리가 후반 들어서 보여준 경기력은 조금 더 나았지만 전반전에는 선수들이나, 팬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맨유 마타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골 세리머니에까지 다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것도 의미가 아주 없어보이는 것은 아니다. 맨유는 시즌 초반 이후 한 차례 큰 하락세를 경험한 바 있으며 3달 가까운 기간 동안 15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왔지만 선수들이 자칫 승리에 도취할 경우 중대한 위기는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6일 리그 21라운드에서 지역 라이벌 팀이기도 한 리버풀을 만나는 어려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앙숙 관계를 지속해 온 두 팀의 경기는 치열한 일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더욱 혈전을 예고 하고 있다. 리그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리버풀(승점 44점)은 최근 리그와 FA컵 등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어느새 3위 토트넘(승점 42점)에게도 바짝 추격 당하는 처지가 됐다.

리버풀로서는 선두 첼시(승점 49점)와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추격권에 있는 팀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맨유전 승리가 필요하다. 15경기 무패행진을 질주하고 있는 맨유 역시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권 진입을 위해 리버풀전 승리가 간절하기는 마찬가지. 맨유는 현재 승점 39점으로 리그 6위에 올라 있으며 5위 아스날(승점 41점),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2점)을 맹추격 중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초반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으며 팀을 어렵게 정상궤도에 올려 놓고 있다. 맨유는 어느새 퍼거슨 감독 재임 시절인 2008/2009 시즌에 달성한 팀 11연승 기록에도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리그, 컵대회, 유럽 대항전 등 참가하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맨유가 시즌 중에 두 자리수 연승 기록을 눈 앞에 두게 된 것은 퍼거슨 퇴임 이후 무리뉴 감독이 처음이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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