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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세계를 울린 '오준 전 유엔대사'…"그만하세요" 우리말로 외친 이유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5:00, 16:00~17: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오준 전 유엔대사

"'이제 그만하세요' 연설…북한 지도자들이 제일 잘 알아듣는 말이 한국어이기 때문에 발언"
"북한 현 정권, 전 세계와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 지속 할 수 없어"
"위안부 합의, 우리 정부가 한일 외교 사안에서 다음 단계 넘어가자고 합의 한 거라 생각"
"반기문 최근 발언들, 정치 참여 의사 강하게 시사했다고 생각해"
"이 시점에 세계적 경험 있는 분이 대선 나오면 국민 선택지 넓히는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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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역시 말이란 이렇게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한다면 다른 언어를 쓰는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이야기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가슴으로 울었습니다. 조금 전 세계를 울린 명연설의 주인공이시죠. 오준 전 대사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오준/전 유엔대사: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지금도 제가 대사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습니까? 어떻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그냥 대사님이라고 하시죠.
 
▷ 주영진/앵커: 조금 전 영상 같이 이 자리에서 보셨는데 기억나시죠?
 
▶ 오준/전 유엔대사: 네, 2년 조금 더 됐네요.
 
▷ 주영진/앵커: 저게 아마 유엔대사로서 마지막 유엔 연설이셨나요?
 
▶ 오준/전 유엔대사: 유엔대사로서 마지막은 아니고요. 우리가 유엔안보리 이사국을 했는데 2년간. 그 이사국으로서 마지막 연설이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사국으로서 마지막 연설. 저 연설 끝나고 나서 동료 대사들, 다른 나라 대사들한테 많은 악수도 받고 그러셨을 것 같은데 기억나시는 이야기가 계십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제가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14명의 다른 나라 대사들이 발언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발언을 해서 그럼 북한의 인권 참상 이런 얘기도 나오고 했는데 제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남한 대사는, 한국대사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다 주목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제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런 참상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다른 분들이 가슴 아플 때는 우리는 어떻겠냐 하는 그런 얘기를 한 것에 대해서 공감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저 연설문 직접 준비하셨습니까? 아니면 대사관에 근무하던 후배들 도움을 받으셨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저 앞에 제가 한 5분 정도는 읽은 게 있거든요. 그건 우리 외교부의 공식적인 발언문이었고 저 부분은 그냥 제가 머릿속에서 생각해서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머릿속에서 생각하셔서 직접 대사님께서.
 
▶ 오준/전 유엔대사: 뭐라고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하여튼 저는 지금 기억나는 제목이 북한 주민들. 저게 인권결의안 그 부분에 대한 표결 앞두고 하신 연설이신가요?
 
▶ 오준/전 유엔대사: 인권, 북한 인권 문제가 사상 처음으로 안보리에서 채택됐죠. 그 후에 한 겁니다.
 
▷ 주영진/앵커: 하여튼 슬픔 없이 그들을 볼 수 없고 눈물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돌이켜봤을 때 우리가 북한 주민들을 위하여 올바른 일을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하셨던 대목이 인상적인데 결과적으로 오준 대사님이 또 하나 북한에 있는 북한 정권의 지도부 인사라고 할까요. 그러고 또 전 세계를 향해서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또 하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도 저희가 영상을 준비를 해봤는데 그 영상 보시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죠.
 
▷ 주영진/앵커: 이제 그만하세요를 굳이 우리말 한글로 표현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오준/전 유엔대사: 그건 제가 북한 지도자들에게 하는 얘기니까 그분들이 제일 잘 알아듣는 게 한국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같은 우리 한국, 같은 우리 한민족으로서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하는 언어로 내가 얘기를 하겠다, 그 부분만이라도. 그런데 유엔에서 우리나라 말은 공용어가 아니니까. 제가 그것을 길게 얘기하면 유엔 의사규칙 위반입니다. 그래서 짧게 얘기하고 그걸 다시 영어로 얘기했죠.
 
▷ 주영진/앵커: 유엔의 강령이나 규칙이 있습니까?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언어, 자기 나라말로 길게 얘기하면, 연설의 일정 부문 이상을 얘기하면 이런 규정이 있는 건가요?
 
▶ 오준/전 유엔대사: 유엔에서는 6개 언어만 쓰게 돼 있습니다, 공용어가.
 
▷ 주영진/앵커: 6개 언어만.
 
▶ 오준/전 유엔대사: 그 이외의 언어를 얘기하려면 자기가 통역을 데리고 와야 합니다.
 
▷ 주영진/앵커: 어쨌든 저 이야기 이제 그만하세요는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우리 대사관에 나간 동료들, 후배들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에 있는 뉴욕에 있는 북한 대표부 인사들이 알아들었겠군요.
 
▶ 오준/전 유엔대사: 그렇겠죠. 그걸 보고 있었으니까.
 
▷ 주영진/앵커: 이제 그만하세요는 핵실험 그만하세요, 도발 그만하세요 이 뜻이었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그런 뜻이죠. 이제 무기를 그런 핵무기나 미사일을 북한이 가질 필요가 없는데 왜 자꾸 그런 도발을 하냐 이런 뜻이었고요. 거기에 대해서 직접 북한이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친북한 웹사이트에 오준 대사는 그의 무지를 천하에 드러냈다, 이렇게 올린 것을 제가 봤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계속 북한을 위협했는데 왜 위협이 없다고 그러느냐 그런 뜻으로 얘기한 거겠죠.
 
▷ 주영진/앵커: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얼마 전에 탈북을 해서 이제 공개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태영호 공사의 탈북 뭐 이전에도 그런 고위급 인사의 탈북은 있기는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김정은 정권이 뭔가 무너져가는 신호탄으로 볼 수가 있을까요? 아니면 아직은 그 체제가 공고하다고 봐야 할까요?
 
▶ 오준/전 유엔대사: 저는 북한 현 정권이 현재같이 강력한 유엔 제재를 전 세계로부터 받고 있고 지금 인권 탄압이라든지 또 아주 핵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계속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 상태가 한없이 계속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지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태영호 공사의 탈북 같은 것은 일종의 그런 조짐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주영진/앵커: 사실 오 대사님 나오기로 하시고 사실 조금 전에 출연하시기 전에 저희가 서로 얘기했던 위안부 합의에 관한 최근 일본 정부의 움직임, 이 부분과 관련해서 사실 대사님께 여쭙고 싶은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오준 대사께서 활동하고 계실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연설, 언급하셨던 내용이 있습니다. 그 영상도 저희가 준비해 봤습니다.
 
▷ 주영진/앵커: 일본군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셨네요. 인류의 양심에 관한 문제고 일본정부는 아직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2015년 말에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강한 문제의식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오 대사가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저는 12월 28일 합의가 우리 정부가 한일 간에 외교 사안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하는 뜻에서 그런 합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 연설에도 나오지만 국제적으로는 우리 한일 간의 합의가 국제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지만 우리가 한일 간에는 서로 외교 관계도 정상화하고 또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런 합의를 한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취지에 맞게 일본에서도 그 합의를 존중하고 지금 뭐 소녀상 문제라든가 이런 건 합의와 무관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가지고 시비를 붙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일본 정부의 태도에 좀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거죠?
 
▶ 오준/전 유엔대사: 네.
 
▷ 주영진/앵커: 어쨌든 간에 당시 합의가 발표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던 것은 왜 박근혜 정부가, 이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합의라고 한다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지금 생존해 계신 분들 얼마 되지도 않은데 그분들에게 먼저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그게 사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합의 그거 완전히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그런 부분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저도 봅니다. 그러나 아마 우리 외교부에서는, 정부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해결을 하겠다는 그런 취지로 시작한 걸로 저는 봅니다.
 
▷ 주영진/앵커: 어쨌든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는 다음 대선에서 얼마 전에 이 자리에 나왔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 같은 경우는 이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만약에 정권을 잡게 된다면, 집권을 하게 된다면 한일 위안부 합의는 말 그대로 무효가 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다음 대선과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역시 상당히 큰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또 오 대사님 오늘 어렵게 나오셨는데 사실 이분 얘기를 또 안 여쭤 볼 수가 없어요. 모레 어디 공항 나가시죠?
 
▶ 오준/전 유엔대사: 반기문 총장님.
 
▷ 주영진/앵커: 네.
 
▶ 오준/전 유엔대사: 제가 공항을 나갈지 안 나갈지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귀국하시면 조만간 뵙게 되겠죠.
 
▷ 주영진/앵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제 뭐 본인이 자기 입으로 나는 정치 하겠습니다, 대선 출마하겠습니다라는 얘기를 아직 한마디도 안 하셨는데 이미 대한민국 국민들과 대한민국 기자들 사이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정치인이 됐어요. 맞게 보는 거겠죠?
 
▶ 오준/전 유엔대사: 글쎄요. 최근에 발언하신 내용들이 그런 정치 참여 의사를 강하게 시사 했으니까 그렇게 보실 수 있겠죠.
 
▷ 주영진/앵커: 오 대사께서 지금 서울에서 반기문 총장을 돕기 위한 어떤 조직도 있고 그 안에서 일하고 계신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반기문 전 총장이 직접 전화로나 이렇게 해서 좀 도와달라. 나 이제 가서 대선 출마할 테니 좀 도와달라. 이렇게 전화를 하셨습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반기문 총장을 돕기 위한 조직이라는 거는 지금 아직까지는 제가 볼 때는 전부 다 자발적인 조직이고요. 반 총장 자신이 정치 참여를 정식으로 선언하고 조직을 만든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정치를 하신다면 곧 그렇게 하시겠죠. 그러고 제가 뭐 그런 조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요.

저는 다만 이제 반 총장과 지난 3년간 유엔에서 같이 일을 하였고 반 총장을 제가 잘 아는 분이니까 저에게 이런 질문이라든지 또는 저를 통해서 반 총장과 소통을 하시려고 한다든지 그런 분들은 가끔 있으시더라고요.
 
▷ 주영진/앵커: 반기문 전 총장이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 어떤 면이 있을까요? 누구보다도 또 잘 아실 테니까.
 
▶ 오준/전 유엔대사: 글쎄요. 그분이 가지신 장점이라면 역시 세계적인 국제기구인 유엔을 지난 10년간 운영했다는 그 부분인데 물론 국내, 국가를 운영하는 것과 국제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다르지만 우리나라가 지금 이 시점에서 세계에서 한 15번째 안에 드는 중요한 나라가 된 시점에서 그런 국제적인, 세계적인 경험이 있는 분이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선택지를 넓히는 그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국민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그리고 어쨌든 국제 외교 무대에서 활동한 보기 드문 한국인이라는 점.
 
▶ 오준/전 유엔대사: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런 부분을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데 벌써부터 반기문 전총장이 언론 중재위에 제소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23만 달러를 박연차 전 태광 회장으로부터 받았다, 이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혹독한 대선 후보로서의 언론의 검증, 국민적 검증 절차를 과연 반기문 전 총장이, 평생 외교관을 해 온 반기문 전 총장이 견뎌낼 수 있겠느냐 벌써 이렇게 회의 어린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 오준/전 유엔대사: 반 총장 본인도 기자회견할 때 어떤 검증도 받겠다. 검증이라는 거는 정치를 한다면 필요한 일로 본다 이렇게 얘기하신 거로 제가 아는데요. 사실은 검증이라는 거는 이제 그 사람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검증 위주로 돼야겠죠. 그러나 이제 그런 비리 같은 것들이 나오고 그러는데 저는 뭐 구체적인 내용은 모릅니다만 제가 아는 반기문 총장은 평생 공직자로 그다음에 마지막 10년은 유엔사무총장으로 살면서 비리에 연루되거나 그러지는 않았을 걸로 저는 봅니다.
 
▷ 주영진/앵커: 어쨌든 반기문 전 총장 들어오시면 계속 도우시는 거죠?
 
▶ 오준/전 유엔대사: 아, 그거는 반 총장이 어떻게 조직을 하시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뭐 돕고 안 돕고 그런 차원은 아닌 것 같고요. 그러나 저는 물론 반 총장을 잘 아는 지인이고 외교부의 후배로서 그분이 정치를 하신다면 우리나라에,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 대사, 오준 대사의 연설문 작성 능력 이 부분을 어떤 분이든지 참 귀하게 쓰시면 정말 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오늘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오준/전 유엔대사: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오준 전 대사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2시 순서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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