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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엔' 운운한 아베 발언에…아무 말 없는 정부

<앵커>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 반발해서 일본 대사와 총영사가 오늘(9일) 일본으로 일시 귀국했습니다. 정부는 논란이 가라앉기만 기다리겠다는 건지, 대응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한 일본 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 사흘 만에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가 오늘 일본으로 소환됐습니다.

소녀상이 설치된 부산의 총영사도 일시 귀국했습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주한 일본대사 :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립은 매우 유감입니다.]

유럽 순방 중인 기시다 일본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한국도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합의를 이행하라고 압박했습니다.

나가미네 대사는 모레 기시다 외무상에게 한국 상황을 보고하는데 아베 총리도 대사를 만날 거로 보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 귀국 기간이 1주일에서 열흘가량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을 때 항의 차원에서 귀국했던 일본 대사가 열이틀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 전례가 있습니다.

독도 문제로 소환했을 때보단 기간이 길지 않을 거로 전망하는 겁니다.

일본의 보복 조치가 가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는 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응할수록 감정이 생기고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인데, 하지만 야권에선 10억엔 운운하는 아베의 굴욕적인 발언에 대해 항의 한마디 못하는 외교가 있을 수 있느냐고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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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수영 기자, 일본 대사, 총영사 다 소환되어서 갔는데 그러면 이 사안이 길게 갈 거라는 신호로 봐야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양국 정부의 분위기를 보면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우리 정부의 입장,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그리고 일본 입장에서는 언젠가 소환했던 일본 대사를 한국으로 복귀시켜야 하거든요.

그런데 한국 정부가 가만히 있는다면 그 복귀 명분을 찾기가 훨씬 더 수월할 겁니다.

그리고 좀 더 큰 틀에서 한번 볼까요?

일본이 현재 북한과 러시아의 외교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해야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갈등 관계를 빚는다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을 겁니다.

다만 일본이 밝혔듯이 경제 협의를 중단한 것은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요소입니다.

<앵커>

총리가 말이라도 그렇게 심하게 하지 말지. 그런데, 우리 정부는 지금 보니까 일종의 무대응 전략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이게 당장은 어떨지 몰라도 길게 볼 때, 실효가 있는 전략이라고 보십니까?

<기자>

네, 답답해 보이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외교부는 지금 현재 논란이 잦아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신에 위안부 합의에 대한 압도적인 부정적 여론은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무대응으로 당장의 상황은 어떻게든 관리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해결책은 아닙니다.

때문에 소녀상은 과거사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과 감정이 반영돼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할 때는 정확하게 지적해줘야 합니다.

사실 위안부 문제 말고도 사드 문제, 그리고 북한이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현안들이 켜켜이 쌓여있는데, 우리 정부는 그냥 기존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서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앵커>

강대국들 상대하려다 보니까 그때그때 마다 정확하게 지적하는, 김수영 기자 말대로, 그게 참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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