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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귀향 반기문 맞이하는 충북 정치권 셈법 '복잡'

13일 귀향 반기문 맞이하는 충북 정치권 셈법 '복잡'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의 귀향을 앞두고 충북 지역 정가의 셈법이 복잡하다.

탄핵 정국 상황에 따라서는 예정보다 대폭 앞당겨질 대선과 관련, 정치적 주도권 차지하려는 각 정파가 여야 가릴 것 없이 반 전 총장 귀향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오는 12일 귀국해 다음 날 13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곧바로 고향인 음성을 찾아 부친 선영과 충주에 거주하는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귀국 인사를 할 예정이다.

애초 반 전 총장은 고향 방문을 오는 14일로 예정했으나 일정을 하루 앞당겨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귀향에 맞춰 규모로 계획했던 환영대회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음성과 충주의 사회단체들은 반 전 총장 고향 방문에 맞춰 14일 음성체육관과 충주체육관에서 수천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환영대회를 열어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을 하면서 세를 과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반 전 총장 측이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런 세몰이 이벤트가 자칫 역풍이 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이들 단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 측은 대선 후보로 출발하기 전부터 '충북 대통령'이라는 특정 지역에 국한시키는 프레임에 갖히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 측 요청을 수용한 음성사회단체들은 오는 14일로 기획했던 환영대회를 사실상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의 사회단체들도 행사 취소나 축소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반 전 총장이 충청권을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맞지만, '충청권 대망론' 등이 강조되다 보면 지역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5·18 민주묘지,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 봉하마을 방문 일정을 잡은 것도 이념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 행보' 의도"라고 설명했다.

환영행사의 개최나 규모 여부와 관계 없이 그의 고향 방문에 어떤 인사들이 얼굴을 내밀지도 관심거리다.

대통령 탄핵 등과 맞물려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 충북 국회의원들은 이미 반 전 총장과 행동통일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이미 반 전 총장 지지를 공식 선언한 이종배(충주) 의원과 경대수(진천·음성·증평),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이번 반 전 총장 고향 방문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으나 이들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외 인사인 송태영(청주 흥덕을) 당협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최현호(청주 흥덕을)·오성균(청주 청원) 당원협의회장도 반 전 총장 지지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결국, 원내총무를 맡은 정우택 의원을 제외한 충북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모두 반 전 총장 대권 행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출신 도의원 20명 가운데 정 원내대표 지역구인 상당구를 기반으로 하는 도의원을 제외한 대부분도 반 전 총장 귀향에 높은 관심을 보여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세 규합에 호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 '오너' 격인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반 전 총장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방의원들에게도 그대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충주가 지역구인 이언구·임승묵 도의원과 임회무(괴산) 도의원, 박우양(영동) 도의원 등은 이미 반 전 총장 고향 방문에 참석키로 하는 등 적극적이다.

이양섭(진천)·박종규(청주) 도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도의원 대부분도 '친반' 진영 합류가 점쳐진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도 14일로 예정됐던 반 전 총장 환영 행사에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향후 행보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줄곧 반 전 총장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반 전 총장이 바람몰이에 성공한다면 이 지사 역시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이를 놓고 정치적 행보와 연결되는 것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가 고향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예우일 뿐 대선 등 정치적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는 의미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충북이 배출한 큰 인물의 귀향 환영 행사에 지사가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자칫 의도와 관계없이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환영 행사 참석 여부를 검토중"이라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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