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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건물 붕괴 현장서 숨진 60대 근로자는 청각장애인

종로 건물 붕괴 현장서 숨진 60대 근로자는 청각장애인
▲ 종로구 건물 붕괴사고 현장 모습
 
서울 종로구 건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매몰 돼 숨진 채 발견된 근로자 61살 김 모 씨가 청각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김씨 누나는 어제(7일) 매몰 사고 이후 현장을 찾아, "숨진 김씨가 청각장애 2급 장애인" 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씨 누나는 "동생이 어릴 때부터 보청기를 껴왔고, 청각 장애로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말도 잘 못한다"라며, "장애로 많이 배우지 못해 그동안 힘든 일을 해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에 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동료 근로자도 "숨진 김씨가 청각장애인이어서 수화로 대화하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씨는 어제 오전 11시 반,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숙박업소 철거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함께 작업 중이던 49살 조 모 씨와 함께 지하에 매몰됐습니다.

소방당국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오늘 새벽 7시쯤, 지하 2층에서 김씨를 먼저 발견해 급히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지만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김씨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며, 사인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확인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숨진 김씨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데다, 말을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현장 관계자들 증언을 토대로, 김씨가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변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견 당시, 김씨의 얼굴은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 때문에 짓눌렸지만, 누구인지는 식별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을 본 김씨 부인은 남편 얼굴을 확인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하 2층 깊이에 있던 김씨의 정확한 매몰지점은 어제 현장에 투입된 구조견이 확인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계속 흙더미와 건물 잔해 붕괴가 진행돼 김씨가 매몰된 위치에서 가벼운 굴착기를 동원하고, 소방대원들이 직접 손으로 잔해를 치운 끝에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야 김씨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은 포대를 120개 정도 확보해 지금까지 150t에 달하는 건물 잔해물을 걷어냈습니다.

소방당국은 아직 매몰된 또 다른 근로자 조씨를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조씨 구조 예상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굴착기 투입을 위해 경사로를 만들면 양쪽 옆 건물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 구조작전이 3차례나 바뀌었다며 구조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상황대로라면 잔해물을 제거하는 같은 작업만 되풀이하게 된다"며, "집게 차가 철근을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 작업이 성과가 있으면 굴착기를 한 대 더 투입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단 1%라도 조씨가 숨졌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생존해 있다고 보고 계속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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