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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교도소·인터넷서 이슬람 극단화 방지책 마련 착수"

이탈리아 당국이 지난 연말 자국 영토에서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가 사살된 이후 자국 내 이슬람 교도들이 극단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5일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 주재로 이슬람 극단주의방지 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이슬람 신자들의 극단화가 주로 감옥과 인터넷에서 이뤄진다고 보고 잠재적인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특히 감옥과 인터넷상에서 극단화 방지 노력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방화 혐의로 이탈리아 남부 섬 시칠리아의 교도소에서 2011부터 4년 가까이 복역한 베를린 테러범 아니스 암리는 트럭 테러를 저지른 뒤 도피하다 나흘 만인 지난 달 23일 밀라노에서 경찰과 총격을 주고 받다가 사살됐습니다.

튀니지 출신의 암리는 시칠리아 교도소에서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어 테러리스트가 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젠틸로니 총리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날 극단화는 특히 교도소와 웹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극단화 방지를 위해서는 이들 공간에 대한 단속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는 안보에 관해서는 준비가 잘 돼 있다"면서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이슬람 공동체가 극단화 방지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렌초 비도니 이슬람 극단주의방지 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이탈리아의 테러 위험 수준은 유럽 다른 나라보다 낮고, 이민 2세와 3세 인구가 많지 않아 극단화 정도도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 심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극단화 사례가 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교정 인권 단체인 안티고네는 성명을 발표해 이탈리아 감옥에 아랍어를 하는 교도관이 부족하고, 이슬람 성직자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재소자들의 극단화 위험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슬람 성직자가 없어 이슬람 재소자 중 일부가 기도 모임을 이끌고, 설교를 하다 보니 극단화 위험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안티고네에 따르면 이탈리아 교도소에는 현재 5만 4천 명의 재소자가 수감돼 있고, 이들 중 무슬림은 약 6천 명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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