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차관, 야스쿠니 신사참배-부산 위안부 소녀상 신경전

한국과 일본의 외교차관이 현지시간으로 6일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와 부산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오늘(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 앞서 가진 양국 차관 회담에서 두 사안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임 차관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과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 등이 최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고위 당국자는 "오늘 회담에서 당연히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는 앞서 지난달 말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오늘 과거 식민 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정부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역사를 올바로 직시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때만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지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스기야마 차관은 한국의 우려에 대해 알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기야마 차관은 이날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또다시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스기야마 차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1시간여 회담 대부분을 소녀상 문제에 매달렸다. 계속해서 한국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강하게 요청하겠다"고 말해 회담 내내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기야마 차관은 "재작년 한일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비가역적으로 해결하기로 양국이 확인했지만 이런 일은 합의의 기초를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무너뜨리는 것을 뜻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일본은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최근 거의 매일 유감을 표명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임 차관은 한국 정부로서도 재작년의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해당 내용을 확실히 정부 책임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임 차관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서 지난달 30일 "위안부 합의 1주년 계기에 언급한 바와 같이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우리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외교 관행' 측면과 역사적 교훈 남기기 측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