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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원지간' 된 미국-터키…터키 "클럽 테러도 미국이 배후"

새해 첫날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 이후 터키 친정부 언론 매체들을 중심으로 미국 배후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불발 쿠데타 후 터키 관리들은 미국이 쿠데타를 교사했다고 의심했고, 지난달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가 살해됐을 때도 현지 매체들은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이스탄불 테러 사건 이후 터키 친정부 언론 매체들이 미국을 배후로 지목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유력 용의자"라는 헤드라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터키 의회의 한 의원은 트위터에 "총격범이 누구이든 레이나(나이트클럽) 공격의 배후는 CIA(미 중앙정보국)"라고 주장했다.

터키 주재 미국 대사관이 통상적인 여행 자제 경고를 발표하는 것을 두고도 터키 매체는 미국이 나이트클럽 테러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증거로 연결지었다.

그런가 하면 범인이 사용한 섬광 수류탄이 미군 무기라는 주장이 나오고, 이번 공격이 터키의 세속과 종교계 간 분열을 획책하려는 미국의 기도라는 의혹도 보도됐다.

NYT는 시리아 내전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연속적인 위기에 직면한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우방들과 갈수록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터키가 미국을 향해 비난 목소리를 높이고 시리아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러시아와 공조하면서 나토 우방들과 멀어졌다는 것이다.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를 계기로 터키가 미국과 대테러 공조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서방으로부터 유리를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이 모든 현상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편집증과 권위주의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테러 노력을 통합하는 대신 국가를 심각하게 분열시켰으며, 상호 비난이 격화하면서 사회 분열도 심화하고 있다.

터키 관리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무장대원, 재미 이슬람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자 등 터키의 적(敵)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정부에는 문호를 열고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번 주 미국이 터키의 적인 시리아 내 쿠르드 대원들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는 오마바 행정부의 일"이기 때문에 "미국 새 정부에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쌓여가는 터키 내 반미 감정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현지 미국인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범 검거 작전이 진행되면서 차량 검문과 심야 가택 수색, 헬기의 저공비행 등으로 이스탄불 시내에는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터키는 현재 점증하는 테러 위협 외에도 종교, 계층, 민족 간 깊은 분열로 단합이 어려워지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직면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그의 권력이 너무 강해졌다고 주장하는 반대 세력 간의 골이 분열의 최대 근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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