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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임원들 "미르재단 모금 전경련 전화받고 황당"

"靑 주관으로 전경련이 요청하는 거라 해 출연 결정"<br>소진세 "K스포츠재단서 70억 반환받을 때 '잘됐다' 생각"

롯데 임원들 "미르재단 모금 전경련 전화받고 황당"
미르·K스포츠재단에 사실상 '강제로' 수십억원을 냈던 롯데그룹 임원들이 '청와대 요구라 생각해 어쩔 수 없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 등의 첫 재판에서 검찰은 롯데그룹 소진세 사장과 이석환 상무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소 사장은 미르 재단에 28억원을 낸 경위에 대해 "청와대 주관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요청하는 것이라고 해 출연하게 됐다"며 "K스포츠재단에 17억원을 출연한 경위도 마찬가지"라고 진술했다.

소 사장은 "다른 그룹사는 얼마를 내는지, 우리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적혀 있었고 계열사마다 얼마를 배분할지도 기록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상무도 검찰에서 "전경련 박모 전무로부터 문화재단 출연 연락을 받았다. 청와대 경제수석실로부터 한류 문화 관련 지시를 받아 연락한다며 'VIP(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덧붙였다"고 진술했다.

이 상무는 "처음 미르재단과 관련해서 전경련 전화를 받았을 때 조금 황당했다. 당황스러웠다"며 "하지만 20대 그룹사가 다 참여한다 하고, 납부금액도 분담하기로 해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돈을 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이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송금한 것도 두 사람은 자의가 아니었다는 취지다.

K스포츠재단은 경기 하남시에 체육시설을 건립하겠다며 롯데에 지원을 요청했다.

소 사장은 "이 상무에게 '우리가 출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왜 달라고 하느냐. 이인원 부회장에게 보고해보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이 부회장 지시로 결국 70억원 전액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 사장은 "고위급에게 이야기한 것을 보면 그 요구도 결국은 청와대 요구일 거로 생각했다"면서 "이후 70억원을 돌려준다고 했을 때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70억원을 돌려받은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상무도 "누가 봐도 사업 자체가 엉망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인원 부회장이 돈은 돈대로 다 주고 욕먹는다고 말해 70억원을 다 줬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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