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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안종범·정호성, '朴공모' 부인…'셈법'은 각기 달라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오늘(5일) 첫 재판에 나란히 출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으로 기소된 세 사람이 한 자리에 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모두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만약 자신이 혐의를 인정할 경우 박 대통령의 혐의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을 떠안을지 혹은 떠넘길지 '셈법'이 모두 달랐습니다.

최씨는 "억울하다"고 항변했고, 안 전 수석은 사실상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은 범죄 사실을 인정할지 여부를 다음에 밝히겠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세 사람은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나란히 출석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식 재판부터는 법정에 나와야 합니다.

최씨는 재판장이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게 맞느냐"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습니다.

재판장이 추가로 진술할 기회를 주자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재판부가) 밝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최씨는 대통령, 안 전 수석과 3자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금을 하려고 공모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최씨는 두 재단 설립 때부터 현재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금전 등 어떠한 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전 수석 측은 "문화와 체육 활성화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며 "대통령이 재단을 말했을 때 그 연장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 대기업을 강요해 모금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취지입니다.

그 밖의 혐의도 직권을 남용하거나 강요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안 전 수석은 재판장이 "전부 부인하는 게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하면서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 말씀을 계속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발언 기회가 오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는 걸 차일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최근 정씨가 구치소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그중에는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과 논의하고자 하는 쟁점, 변호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은 메모가 포함됐다"며 의견 정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변호사는 "변론권의 핵심인 그 메모를 가져가 버리면 변론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차 변호사는 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증거인 태블릿 PC와 관련해 이를 입수한 JTBC 기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태블릿 PC의 검증도 거듭 요구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사이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17건(6시간 30분 분량)과 녹취록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이들 파일은 박 대통령 취임 전에 세 사람이 상호 통화한 내용으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문, 정수장학회 관련 해명 기자회견, 대통령 취임사, 정부 4대 국정 기조 선정 등에 관한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혐의를 먼저 심리하기로 한 만큼 정 전 비서관 사건의 변론은 분리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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