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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인권상징 아웅산수치,'제 2 쿠르디' 죽음에 곤혹스런 처지

미얀마 인권상징 아웅산수치,'제 2 쿠르디' 죽음에 곤혹스런 처지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촉발한 미얀마군의 무장세력 토벌작전이 석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 미얀미판 쿠르디'로 불리는 어린 생명의 죽음이 이번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동안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학대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 4일 CNN을 통해 16개월 된 로힝야족 난민 아이 모하메드 소하옛이 강가 진흙탕에서 숨진 사실이 전 세계에 공개됐지만,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방송의 확인 요청에 대변인 아예 아예 소가 "허위 선전선동이며 거짓"이라고 답한 것이 지금까지 나온 소하옛의 죽음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유일한 반응입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을 비롯한 일부 외신들이 소하옛의 죽음을 기사로 다뤘지만,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미얀마 내 주요 언론은 물론 주요 외신들도 아직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얀마군이 작전지역을 봉쇄해 직접 확인이 어려운 데다, 미얀마 정부가 그동안 서방언론의 보도를 왜곡·과장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해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지난 2015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미얀마판'으로 주목을 받은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되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의 명성에 더욱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현실정치에 발을 담근 수치에게 로힝야족 문제는 가장 다루기 힘든 문제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 사회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로 배척받는 로힝야족을 지지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생명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치는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하지 않아 왔고, 현실정치인이자 실권자가 된 이후에도 애써 이 문제를 외면해왔습니다.

특히, 그를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올려놓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은 단 한 명의 로힝야족 출신 후보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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