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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철학계의 대부' 98세 김형석 교수가 말한 장수의 비결은?

[人 집중분석]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5:00, 16:00~17: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김형석 "현 정치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으로 성장"
김형석 "지도자 50%-국민 70% 이상이 '내 잘못 없다' 생각하면 희망 없어"
김형석 "종교·교육 등 각 분야 지도자는 책임 의식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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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조금 전에 영상에서 보셔서 짐작은 하셨겠습니다만 낭만닥터 김사부가 멋있는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사람이 뭐 때문에 사는지 그거는 알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요즘 대한민국 많은 국민들이 상당히 답답해하고 도대체 이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이고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고민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실 분 모셨습니다.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조금전에 지난해 6월에 이 자리에 나오셨던 영상 잠깐 보셨어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네.
 
▷ 주영진/앵커: 하여튼 이렇게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연말연시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그대로 연장하는 거죠.
 
▷ 주영진/앵커: 교수님에게는 한 해가 바뀐다 이런 어떻게 특별하게 이렇게 다가오지 않으십니까? 어떠십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나이 좀 들면 그냥 연장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특별히 변화도 없고.
 
▷ 주영진/앵커: 그런데 새해가 밝으면 교수님 찾는 데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좀 많아졌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어디 강연 주로 많이 하세요? 방송 출연 많이 하셨습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강연을 좀 많이 하게 되죠.
 
▷ 주영진/앵커: 강연이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네.
 
▷ 주영진/앵커: 강연의 주제는 주로 어떤 내용들이었습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다양한 것 같아요. 지도층에 갔을 때는 거기에 맞는 얘기하고 또 지방에 이제 일반 사람들 대할 때는 좀 더 행복하게 보람있게 사는 길이 뭔가 그런 얘기들도 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1920년생이시면 올해 연세가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98살이되십니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그렇게 됐네요.
 
▷ 주영진/앵커: 이제 2년만 더 있으면 이제 100살. 한 세기를 이제 이 세상에서 사신 셈이 되는데요. 뭐 많은 분들이 늘 여쭙겠습니다만 이렇게 건강하게. 지금도 이렇게 혼자 다니시고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는 비결 뭐가 있을까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살아보면 그랬었구나 하는 걸 느끼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 같지는 않아요. 간단히 얘기하면 욕심이 적은 사람이 건강하고 .
 
▷ 주영진/앵커: 욕심이 적어야 하고.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건강하고. 그다음에 이제 두 번째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건강하고요.
 
▷ 주영진/앵커: 일을 사랑해야 하고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그 두 가지가 좀 내게 특이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 보죠.
 
▷ 주영진/앵커: 욕심이 적어야 하고 일을 사랑해야 한다. 또 하나는 제가 어디 기사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만 무리하지 않는다 이 말씀도 하신 것 같아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네, 그거는 내가 어려서부터 건강이 나빴기 때문에.
 
▷ 주영진/앵커: 아, 어렸을 때는 건강이 안 좋으셨어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네, 안 좋으니까 항상 무리하면 건강을 해치니까 무리를 못했죠. 그런데 그 습관이 지금까지 계속돼서 항상 이렇게 좀 여유를 가지고 사는 셈입니다.
 
▷ 주영진/앵커: 강연이 있으시면 강연 준비는 보통 사람 같으면 그 전날 밤을 꼬박 새서라도 준비하지 않습니까?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나는 보통 한 열흘 전에 다 준비해 두고 가는 전날 한번 다시 이렇게 정리해서 가니까 항상 이렇게 뭐 이렇게 바쁘거나 이제 스트레스를 받지 않죠. 그것도 또 사는 방법일 거예요.
 
▷ 주영진/앵커: 어쨌든 욕심이 적어야 하고 일을 사랑해야 하며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인가요? 국제기사에 보니까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최장수, 최고령 노인이 146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합니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네, 그랬다고 그랬대요.
 
▷ 주영진/앵커: 1870년생이라고 하는데 이분은 또 장수비결 인도네시아 언론이 물어봤더니 인내라고, 참아야 한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동의하세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90세 넘으면 90세 이전 생활하고는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 90세 넘으면 내 신체나 나 개인으로서는 좀 피곤하고 힘들고 사회에 대해서 이렇게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 때문에 즐거움은 줄어들지만 또 행복은 찾아나가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죠. 그런데 그 인내라는 건 이렇게 잘 참는 것 같아요. 불평을 자꾸 얘기하면 쌓이니까 마음을 비우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 주영진/앵커: 인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 말씀이신 거죠. 조금 전에 영상에서도 의사가 한 얘기를 제가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우리 사람들이 적어도 일을 열심히하고 이러는 건 좋은데, 일을 열심히하는 건 좋은데 사람이 뭐 때문에 일하고 뭐 때문에 사는지 정도는 알고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대사가 아까 나갔거든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자기 인격 나름인 것 같아요. 행복도 나는 그런 것 같은데 인격이 50이면 그 사람의 생활 내용 자체와 행복 수준도 50이고요. 인격이 80쯤 되면 모든 점이 끝까지 올라가는 데 생활의 목표를 50 넘을 때까지 정하지 못했다 하면 그건 잘못 산 거고요. 또 80세가 되고 90세를 맞이해도 내가 무엇인가 사랑하는 데가 있고 위하는 마음이 있으면 우리 지금 같으면 나라와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으면 뭐 때문에 일하나 하는 생각이 오히려 좀 우습죠. 그렇잖아요. 그런데 적어도 50세, 60세 돼서 그런 얘기한다면 미안하지만 조금 늦었죠. 어떤 사람들은 30대, 40대부터 80대, 90대 때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고 사는데 그런데 그건 좀 교육적인 얘기인데요. 20세쯤 됐을 때는 내가, 50세가 됐을 때 어떻게 살까, 무엇을 위해 살까 생각을 해야 하고요. 50세쯤 되게 되면 80세를 맞이할 때쯤 내가 어떤 인생을 살까 하는 생각은 해야 그게 인격이지 그거 없으면 항상 방황하죠. 아마 그렇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지난 연말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현실에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 계속 열리고 있고요.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그런데 서양 격언입니다마는 악마는 인간을 유혹하고 신은 사랑하기 때문에 시련을 주신다 그런 격언이 있다고요. 그런데 이것을 이제 일부 사람들은 내 출세나 내 재산이나 이것 때문에 이용하는 데에서 생긴 잘못인데 이 잘못을 이제 온 국민이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시련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있어야지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있어야지 없는 것보다 낫습니다.
 
▷ 주영진/앵커: 있어야 한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왜냐하면 그걸 극복하는 동안에 우리가 자라니까요. 또 그걸 극복하는 민족이 선진국가가 되니까 기다리지는 않지만 있기는 있어야죠. 그런데 문제가 어디에 있냐 하면 예를 들어 2년 전에 우리 세월호 사건 있지 않았어요? 그걸 이렇게 겪고 났으면 온 국민이 자동차를 운전하든지 무슨 교통 문제가 나오든지 안전에 대한 각성을 가져야겠는데 그 세월호 사건이 주는 시련과 교훈을 다 버렸거든요. 그러니까 시련을 겪지는 못하고 거기에서 유혹을 당하니까 또 주저앉고 또 주저앉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세월호 사건부터 지금까지 연결되고 있는데요. 지금 촛불시위도 이렇게 가만 보게 되면 거기에 지금 제일 위험한 게 뭔가 할 때 내 잘못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예요. 세월호 사건이 그만큼 났으면 나도 그 사건에 대한 책임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하는 걸 느끼고 행정 책임자는 더 느끼고 그 일을 만든 사람들은 잘못을 느껴야겠는데 미안합니다마는 솔직히 말하면 지금 그 사람들이 다 도망가지 않았어요? 그 가족들도 다 도망가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대신 이걸 맡아서 극복해야겠는데 세월호 사건이 났기 때문에 교통도 좀 더 안전해졌다, 바다를 건너는 것도 좀 마음이 놓인다, 그게 지금 없어지지 않았어요? 그건 무엇인가 하면 나는 상관이 없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하는 생각인데 지도자의 50% 이상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 나라는 희망이 없죠. 국민의 70%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죠.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이렇게 시련이 왔을 때 나도 거기에 책임이 있다. 내가 그 책임 가운데 하나다. 저는 이제 교육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사회악이 이렇게 자꾸 생기고 그럴 때에 정부가 왜 이렇게 무책임하냐. 정부 잘못했다. 그건 다른 사람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종교 지도자나 교육을 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거든요. 왜냐하면 그건 먼저 내 책임이거든요. 이건 정부 책임이고 이건 내 책임은 아니고 그러면 교육자가 그 책임 안 지고 종교지도자가 그 책임 안 지면 그러면 누가 책임집니까? 지금 아마 그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제일 위험한 병인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교수님...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이 문제도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자꾸 얘기하면 정치적으로 갈라놓고 보는데요. 이쪽에서 이렇게 보고 이쪽은 이렇게 본다. 그런데 두 가지는 확실히 해야 해요. 하나는 촛불시위에 나오는 사람들이 법적 책임을 져달라 그래서 나온 것보다는 정치 질서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질서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우리가 살 수가 없다 하는 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봐요. 그런데 이제 거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법으로 나 잘못된 거 없다. 나 법에 안 걸리면 괜찮다. 그 생각을 가진 정치가들이 정치를 하는 동안 사회는 성장하지 못하죠. 그러니까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 하니 지금 정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래서는 절대 안 되겠다. 심지어는 이제 어느 대통령 때도 그랬고 누구 때도 그랬는데 이거 많이 문제가 되느냐 하는데 그건 지도자로서는 대단히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죠. 앞으로 갈 생각은 안 하고 나는 발뺌하고 내 책임 없다. 그 생각을 우리가 좀 이제 걱정하는 거죠.
 
▷ 주영진/앵커: 교수님께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그런 말씀해 주신 것 같고요. 시간이 좀 지나기는 했습니다만 어렵게 모셨으니까. 교수님 작년에 나오셔서 올해, 내년에. 이제 올해가 됐습니다. 여자친구도 좀 생겼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깜짝 놀라고 또 많이 같이 이렇게 함께 웃기도 했는데 어떻게? 새해 소망 여전히 변함이 없으신지 그 꿈은 이루어지셨는지 궁금합니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지방에 강연을 갔는데 저녁을 먹고 있는데 내 옆의 사람이 다 80살 됐을 거예요. 차를 마시다 하는 얘기가 교수님이 혼자 계시는데 좋은 사모님을 새롭게 모셔야겠는데 더 늦기 전에, 그래요. 나 혼자서 속으로 더 늦기 전이면 몇 살인데? 거의 뭐 남들이 나 봐주고 나 자신도 좀 외롭게 산다 하는 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미안한 얘기지만 지금 나이 따지기에는 이미 좀 지났고요. 조금 더 일할 수 있을까. 좀 더 우리 사회에 대해서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그 생각이 지배적이니까 금년도 또 그냥 보내야 할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교수님 오늘 이렇게 새해에 여러 군데에서 찾으시고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또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 곁에서 좋은 말씀 계속 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감사합니다. 올해 98살이신 김형석 교수님. 변함없이 일할 수 있는 걸 사랑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강연하면서 사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2시 순서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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