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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명의 광부 돌아오지 못했다" 옥매광산에 강제징용 안내판

서경덕·네티즌 1천500만 원 조달…일광광산 이어 두 번째

"118명의 광부 돌아오지 못했다" 옥매광산에 강제징용 안내판
▲ 전남 해남군 황산면 옥동 마을에 세워진 강제징용 안내판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네티즌과 힘을 모아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있는 옥매광산에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5일 밝혔다.

가로, 세로 약 2m 크기의 안내판은 '옥매 광산 역사이야기'라는 제목 아래 시멘트로 만들어진 명반석 저장창고와 광산 개발로 봉우리가 협곡이 된 사진 2장과 함께 역사적 기록을 새겼다.

안내 문구에는 "일제가 군수품의 원료인 명반석을 얻기 위해 목매 광산을 개발했고,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강제동원지였다. 해발 173m였던 옥매산 봉우리는 깎여 나가 협곡이 됐고, 이어진 해안가에는 시멘트로 지어진 명반석 저장창고가 아직 그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2차 세계대전 말기 이곳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제주도로 다시 끌려가 전쟁용 토굴을 파는 일에 동원됐고, 해방이 된 후 이들을 태우고 돌아오던 배가 화재로 바다에 가라앉아 118명의 광부가 목숨을 잃었고, 유가족과 지역민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를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고 표기했다.

서 교수는 '국내 강제징용 마을 안내판 세우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한 이 안내판 설치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1천500만 원을 모았다.

지난해 부산 기장군 일광광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안내판 제작과 설치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황산면 옥동 마을을 수차례 방문했고, 해남옥매광산유족회 회장과 황산면장 등 관계자와 함께 안내판 문구, 디자인, 설치 장소 등을 논의한 후 매년 추모제가 열리는 현장에 설치했다"며 "안내판 뒷면에는 제작을 후원한 네티즌과 단체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다카시마(高島) 등지에 조선인을 강제징용한 사실을 숨기는 일본 정부만 탓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지역이 꽤 많은데 안내판 조차 제대로 설치한 곳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앞으로도 네티즌과 함께 강제징용 현장에 안내판 설치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MBC 무한도전팀과 '하시마섬의 비밀'을 함께 제작해 일제 강제징용 사실을 알렸고, 이를 다국어 영상으로 제작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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