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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지 등 대기업 진출로 침구청소기 중소기업들 '눈물'

중소기업이 터를 닦아 놓은 침구청소기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실적 부진과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5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스팀·침구청소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7% 늘었다.

다른 쇼핑사이트인 '옥션'에서의 작년 침구청소기 판매량도 전년보다 39% 증가했고, 2015년 기준으로도 판매량이 2014년보다 35% 늘었다.

최근 가전업계의 불황에도 국내 침구청소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 유해환경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침대를 위생적으로 쓰자는 인식이 퍼진 것이 성장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수요 증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침구청소기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소기업 레이캅코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레이캅은 3년 정도의 연구 끝에 2007년 세계 최초로 침구청소기를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다 2013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의사 출신의 이성진 레이캅 대표이사는 사업 초기 유통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느껴 인천 지역 아파트 부녀회장들을 직접 만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기업이 잇따라 침구청소기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레이캅은 실적 부진에 빠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013년, 2011년 침구청소기 시장에 뛰어들었고 외국 기업인 다이슨도 가세해 국내외 침구청소기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 등 때문에 레이캅의 2015년 매출은 1천99억 원으로 전년보다 39.7% 감소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년보다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희생활과학은 2009~2010년 침구청소기 시장에 진출한 후 국내외 특허를 보유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을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

중소기업 하우쎈도 세계적인 가전박람회에 침구청소기를 출품할 정도로 제품 경쟁력을 갖췄으나 지난해 25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들은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 경쟁이 치열해 싶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레이캅의 경우 한때 90% 수준에 달하던 일본 시장 점유율이 2015년 7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캅 등 침구청소기 중소업체의 실적 부진은 가전업계 불황 탓도 있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과거처럼 시장에서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이 공략한 해외 시장에도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는 만큼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진출 초기만 해도 침구청소기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침구청소기 시장 규모는 여전히 900억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제품이 출시된 데다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대기업도 수요 증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최근 출시하는 진공청소기에 침구 청소 기능이 포함돼 중소기업의 시장을 빼앗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어서 대기업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 초기에는 침구청소기 확산에 기여했지만, 최근 청소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주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침구청소기의 교체주기가 3~4년인 것을 고려하면 다시 침구청소기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진출이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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