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기금 심사위원도 블랙리스트… 전원 위촉 배제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자를 심사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책임심의위원 위촉 과정에도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배제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SBS가 입수한 2014년과 2015년도분 654명의 이름이 적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는, 첫 장에 201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임심의위원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19명의 명단이 적혀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명단에는 문학 평론가 황현산 교수와 정끝별 시인 등 9명이 제주 해군기지반대나,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포함돼 있습니다.

정치적 색채가 없는 서정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정호승 시인은 노무현 시민학교에서 강좌를 했다는 이유로 리스트에 들어 있습니다. 작곡가 류형선 씨는 고 문익환 목사의 헌정 앨범에 참여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2014년 당시 최종 선정된 심의위원 명단엔 블랙리스트에 오른 19명은 모두 탈락했습니다.

책임심의위원은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지원되는 문화 사업에서 지원 대상 예술인이나 예술단체를 선정하는 민간 심사위원들입니다.

지원금을 누구에게 줄지 결정하는 전문가 선정에서도 블랙리스트가 결정적 기준이 된 겁니다.

블랙리스트에 있는 예술인이나 단체를 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서 탈락시키기 위해 사업 심사 위원부터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운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