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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 대통령은 왜 몰래 면역세포 검사를 받았나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차병원, 그리고 면역세포

[취재파일] 박 대통령은 왜 몰래 면역세포 검사를 받았나
산모들이 연구 목적으로 기증한 제대혈을 차병원 회장 일가가 본인들 건강을 위해 마음대로 썼다는 사실, SBS가 단독 보도해드렸죠. 알고 봤더니 회장 일가가 ‘회춘’을 위해 저지른 불법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불법면역세포치료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12/29 관련 8뉴스 ▶ 차병원, 제대혈 이어 불법 '면역세포 치료' 들통)

해당 면역세포 치료는 ‘AKC 면역세포요법’입니다. AKC는 자가 유래 살해세포(Autologous killer Cell)를 뜻하는데,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NK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즉,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입니다. 이 AKC요법은 차병원의 가장 대표적인 항암 면역 세포 요법인데요. 일본 차병원 도쿄 셀 클리닉이 어떻게 소개했는지 보시죠.

"AKC™ (Autologous Killer Cell) 란 줄기세포 선도기업 차병원 그룹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자가 유래 살해 세포"를 뜻합니다.NK 세포는 스스로 암세포를 감지하고 파괴하므로,혈액 속의 NK 세포를 증식시키고 활성화시켜 체내에 재투여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이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건강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AKC 면역요법의 원리입니다."

- 도쿄 셀 클리닉(TCC)홈페이지에서

● 국내에선 불법, 일본 차병원에서 가능

도쿄 셀 클리닉이 소개한 이 방법, 그러니까 자기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배양해 치료를 받으려면 꼭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차바이오텍의 AKC치료제는 항암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임상 연구 허가만 받은 상탭니다. 교모세포종, 간암, 상피성 난소암 이 세 가지 암 치료에 한해섭니다.

차광렬 회장과 부인, 차 회장의 딸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제대혈과 마찬가지로 마음대로 맞은 겁니다. 암환자들이 합법적으로 치료 받으려면 해외에 가야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 차병원, 도쿄 셀 클리닉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이 곳에서 50%할인을 받아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 박 대통령도 ‘몰래’ 면역세포검사 받았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우연이라기엔 신기한 일이 또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치료의 핵심은 혈액 속 'NK세포를 활성화'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NK세포 활성화‘ 검사를, 박 대통령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차병원 계열 차움 의원에서 말입니다.

지난 2013년 9월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이름으로 차움에서 혈액검사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의 혈액이 남의 이름을 달고 무단 유출된 겁니다. 이에 대해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은 언론에 “NK 세포 활성도(NK cell activity)검사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도 “대통령의 면역 기능이 좋지 않아 추적 검사가 필요했다” 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검사는 ‘치료’를 전제로 합니다. NK 세포 활성도를 측정해 문제가 있으면 치료 단계로 넘어가는 겁니다. 박 대통령이 검사 후에 실제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실’만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의 혈액으로 NK 면역 세포 활성화 검사
2. 일본 차병원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면역 세포치료
3. 분당 차병원에서 차병원 일가가 NK세포 활용한 불법 면역세포치료 받음


NK면역세포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만 수십 곳에 이르고, 부득이하게 치료까지 해야 한다면 김기춘 전 실장처럼 일본에 가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박 대통령은, 불법까지 저질러가면서 굳이 차움 의원에서 이 검사를 받아야 했던 걸까요. 궁금증이 남는 대목입니다.

또 차병원은 각종 정부 특혜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었죠. 그러기엔 제대혈, 면역세포를 포함해 현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너무 많습니다. 정말 우연일 뿐이라면 억울하겠지만, 애석하게도 그 말을 믿을 국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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