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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새해맞이 축제서 집단 성추행 논란…주 장관 "옷차림 때문"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州)의 주도 벵갈루루 도심에서 새해맞이 축제때 집단 성추행이 자행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관할 주 정부 관계자들이 '모르쇠'를 넘어 "서양인을 따라 한 옷차림이 문제"라는 등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떠넘기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구랍 31일 밤 벵갈루루 도심 MG로드 등에서 새해 맞이 축제를 위해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많은 남성이 여성들의 신체를 함부로 만지는 등 집단 성추행이 벌어졌다고 일부 참가자들이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여성 목격자는 "여성들이 지나갈 때마다 난봉꾼들이 혼잡한 틈을 타 집단으로 몸을 만졌다"면서 "한둘은 막을 수 있지만, 군중을 상대로는 맞서 싸울 수 없었다"고 NDTV에 말했다.

그는 "어떤 여성은 신발을 벗어 던지며 추행에 저항하고 다른 여성들은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목격자는 "(난봉꾼들이) 술에 취해 서로 밀치고 상스럽게 행동했고 어느 여성도 가만히 버려두지 않았다"면서 군중을 통제하기에는 경찰력이 부족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할 경찰은 지금까지 성추행 관련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6만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현장에 1천600명의 경찰을 배치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G.파르메슈와라 카르나타카 주 내무장관 역시 당시 충분한 규모의 경찰이 배치되면서 여성들이 안전을 보장받았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파르메슈와라 주 장관은 오히려 "도심에 모인 젊은이들이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옷차림에서 서양인들을 따라 하려고 했다"면서 "그 때문에 다소 소동이 있었고 몇몇 여성들이 희롱당했지만 이런 사건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수년간 새해맞이 축제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기구인 국가여성위원회(NCW)는 파르메슈와라 주 장관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랄리타 쿠마라망갈람 NCW 의장은 "인도 남자들은 서양 옷을 입은 여자만 보면 자제심을 잃어버린다는 소리냐"면서 "파르메슈와라 주 장관의 발언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그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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