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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능력 없으면 부모 원망해"…한결같은 정유라의 엄마 탓?

[리포트+] "능력 없으면 부모 원망해"…한결같은 정유라의 엄마 탓?
연초가 되면 새로운 다짐을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2년 전에 한 말을 한결같이 지키며 변하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입니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정 씨는 지난 2014년 12월 3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로 온 국민의 원성을 샀습니다. 조롱하는 듯한 정 씨의 과거 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던 시점에 대중에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어제(2일) 새벽 덴마크 북부 올보르시 외곽 한 주택에서 정 씨는 현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당시 정 씨는 60대 여성 1명과 20대 남성 2명 그리고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와 함께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탓하라"던 정 씨는 체포 후에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엄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며 무고함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엄마는 남았고, 나는 떠났다

정유라 씨는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심리를 받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와 구류심사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엄마인 최순실 씨에게 미루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특혜에 대해 "출산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했지만, 엄마와 함께 최경희 당시 총장과 류철균 교수를 만난 뒤 학점이 정상적으로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픽
[정유라]
"2016년도에 저는 제적이 될 줄 알았는데, 제가 입학하고 나서 2016년 처음으로 학교를 가서 류철균 교수하고 최경희 총장님을 만났어요. 엄마랑. 그리고 저는 먼저 왔고. 엄마는 학교에 있었어요. 그러고 난 다음에 저도 아예 몰랐는데, 학점이 나온 거예요. 저는 중간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고…"
정 씨는 최 전 총장, 류 교수를 만난 것을 비롯해 이미 드러난 사실에 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학점이 잘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은 먼저 돌아왔고 엄마는 남아 있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당시 최 씨와 최 총장, 류 교수 사이에 오간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화여대를 휴학하지 않고 독일에 온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정 씨는 "자퇴 의사를 엄마에게 밝혔지만, 자퇴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엄마는 종이를 가렸고, 나는 사인만 했다

정유라 씨는 삼성의 특혜 지원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엄마인 최순실 씨가 하는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그래픽
[정유라]
"저는 회사 일 같은 건 아예 모르는 게, 항상 저희 엄마가 그런 것 하시는 분이 따로 계시잖아요. 일하시는 분이. 포스트, 이렇게 종이가 있으면 포스트잇 딱딱딱 붙여놓고 사인 할 것만, 사인만 하게 하셔가지고 저는 아예 내용은 모르고, 처음에 제가 여기 와서 '머리 식히려고 말 타지 않을래?' 라고 해서 여기에 왔는데…."
정 씨는 삼성의 특혜 지원에 대해 "삼성이 스폰서를 해서 말을 타러 독일에 왔고 엄마가 몇몇 서류에 사인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서류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종이로 중요 내용을 가린 계약서에 자신은 서명만 했다는 것이죠. 정 씨의 이 같은 언급은 계약서에 자신의 서명이 남아 있는 상황을 고려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 씨는 "엄마로부터 삼성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됐고, 나는 삼성으로부터 후원받은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최 씨가 세운 독일 현지 법인 비덱스포츠와 삼성전자가 맺은 200억여 원 규모의 계약으로 혜택을 본 승마 선수가 자신뿐이라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 이모는 아니지만, 주사 아줌마는 안다

정유라 씨는 해외 재산 도피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 씨는 아빠인 정윤회 씨가 준 땅으로 담보 대출을 받아 돈을 마련했기 때문에 외화를 부정하게 유출하지 않았고, 독일에서 세금도 다 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현재 특검은 최순실 씨가 독일 현지에 비덱스포츠 법인을 세워 국내 재산을 해외로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정유라 씨가 그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도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요, 만약 해외 재산의 성격과 조달 과정에서 불법이 밝혀질 경우, 정 씨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이나 해외 재산 도피 관련 처벌을 받게 됩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된 질문에는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고,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라는 호칭으로 불렀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모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른바 '주사 아줌마'의 실체와 차은택 씨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인정했죠.

*그래픽
[정유라]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뭐했는지 전해 드릴 수가 없는 게, 제가 그때 임신 중이라 엄마와 완전히 사이가 틀어졌어요. 연락 안 할 때예요. 일단 그 주사 아줌마 백 실장은 누군지 알 것 같아요. 주사하러 오시는 분은 누군지 알 것 같고, 차은택 씨도 딱 한 번 봤어요."
정 씨의 태도로 볼 때, 정 씨 측은 앞으로 이어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 씨가 각종 특혜 사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알았더라도 정 씨의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됐다는 방향으로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는 모르지만, 엄마는 안다'는 정유라 씨.

부모를 탓하라던 정 씨의 한결같음이 씁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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