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비리 의혹에도 대북 확성기 사업 '일사천리' 진행

최전방 지역에 신형 대북 확성기를 추가 설치하는 사업이 업체가 요구한 대로 작전요구성능이 작성되는 등 심각한 비리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해당 업체가 납품한 확성기의 성능을 평가하는 작업도 주먹구구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군 검찰단은 대북확성기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국군심리전단 소속 A상사를 특정 업체에 유리한 제안서 평가항목과 배점 한도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A상사와 그의 상관인 B중령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특정업체 주식을 매입해 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A상사는 특정업체가 이메일로 보낸 '제안서 평가항목 및 배점한도'를 전혀 수정하지 않은 채 B중령에게 보고했고, 지난해 4월 입찰공고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자신들이 요구한 항목으로 평가되면서 무난히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런 비리에도 군은 사업을 계속 추진해 이 업체로부터 고정형 확성기 24대와 기동형 확성기 16대를 납품받아 지난해 12월 23일까지 모두 배치했습니다.

통상 사업 과정에서 비리가 불거지면 사업을 중단하지만, 이번에는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한 군 당국 관계자는 비위자 기소 시점에 이미 18대의 고정형 확성기가 전력화돼 있었고, 운용부대의 만족도도 높아 끝까지 사업을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확성기 성능평가 자체도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군심리전단은 지난해 9월 납품업체의 확성기가 요구 성능을 충족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성능평가를 진행해 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성능평가를 새벽과 밤에 두차례만 진행되고, 군이 대북 방송을 자주 하는 낮 시간대에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군 당국은 군에서 요구한 성능이 10㎞ 떨어진 곳까지 소리가 전달되는지 여부라며 정확한 측정값을 얻기 위해선 변수가 없는 새벽과 밤에 평가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