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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7시간' 처음 입 뗀 대통령, 그래도 할 건 다했다?

<앵커>

'사실은' 시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1일) 느닷없이 기자 간담회를 자청했죠.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사실상 공개 변론을 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인데, 여기서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박세용 기자와 함께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따져 보겠습니다.

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는 걸 확인하고, 그러자마자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고 말했는데, 사실인가요?

<기자>

저희가 확인해보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단 어제 박 대통령의 말부터 들어보시죠.

[박근혜 대통령 : 그게 오보였다. 그래서 너무 놀랐어요. 내가 중대본에라도 빨리 가서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그걸 해야 되겠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세월호 당일, 이것이 팩트입니다' 이런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그 시간대별 상황을 보면, 일단 11시 1분과 4분에 전원이 구조됐다는 오보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지시한 건 오후 3시입니다.

그러니까 이걸 바로 지시한 게 아니라 한 3시간 반, 4시간이 지나서야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그 4시간 동안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걸 대통령이 몰랐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오보라는 건 아마 알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당일 11시 20분 쯤 유선 보고가 하나 올라갑니다. 전원 구조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그 뒤 정무수석실에서 3차례 비슷한 내용의 보고들이 박 대통령에게 올라갑니다. 3백여 명의 생사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보를 확인한 뒤에도 3시간 반 정도 뒤에 중대본 방문을 지시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이 시간 동안 한 것은 보고 받기, 안보실장한테 전화 2통 한 것, 그리고 미용사 불러서 머리 한 것 정도의 일인데, 박 대통령의 입장은 "그래도 대통령으로서 할 건 다 했다"는 것 같습니다.

<앵커>

기억을 되살려 보면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전원 구조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방송에 나가기 시작하고 있었단 말이죠?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고 어제도 기자 한 명이 질문을 한 것 같아요.

그에 대해 대통령은 "법원에서 사실무근이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얘기했죠. 이건 사실입니까?

<기자>

사실과 달랐습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법원 판결이 나온 게 딱 1건입니다.

2014년에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이런 기사를 씁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정윤회 씨와 함께 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박 대통령이 정윤회 씨와 밀회했다는 부분이 사실 무근이다"라고 한 거지, 미용시술이 사실 무근이라는 것은 이야기가 나온 적 없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짚어보죠. 현대차에 중소기업을 소개해서 납품하게 해달라고 직접 부탁을 했다는 말도, 어제 이야기 들어보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 차원에서 말했다는 건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정유라 씨 초등학교 동창의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입니다.

지난달 국정조사를 할 때 국회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나왔었는데 같이 나온 변호인이 뭐라고 했냐면, 박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경제수석이 정몽구 회장에게 KD코퍼레이션이 납품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것만 해도 엄청나게 이례적인 일 아니겠습니까?

<앵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기자>

납품이 성사된 뒤에는 최순실 씨가 KD코퍼레이션에서 명품 백을 받았다, 이런 검찰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어제 기술력을 이야기했는데, 정작 현대차는 이 부품을 공장에서만 쓰고 있고 자동차에 쓴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도 아니었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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