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는 기분 좋고 포근한 느낌과 함께 열렸습니다. 기온이 평년보다 10℃ 가량이나 높아 마치 봄 같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12월 말부터 시작된 춥지 않은 겨울 날씨가 새해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의 근거가 됐던 북극 찬 공기가 예상보다 힘을 쓰고 있지 못해서 인데요, 북대서양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부근 상층에서 발달한 기압능과, 티벳 고원과 중국 지역에서 발달한 따뜻한 기압능이 북극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2016년 12월,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포근
이 때문에 지난 12월은 주기적으로 매서운 추위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평년보다 포근한 12월로 기록됐습니다. 전국 평균기온이 3.1℃로 평년보다 1.6℃나 높아서 체계적인 전국 관측망이 구성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포근했던 12월로 남게 됐습니다.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비답지 않은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남해안에 쏟아진 100mm가 넘는 겨울비의 영향으로 12월 전국 강수량은 63.1mm를 기록해 평년보다 세 배 가량(273%) 많았습니다.
● 2016년 연평균기온 13.6℃, 1973년 이후 가장 높아
제대로 된 겨울 추위를 기대했던 12월이 제 역할을 못해주면서 지난 2016년은 더위 기록을 새로 세운 한해가 됐습니다. 2016년 평균기온은 13.6℃로 평년기온 12.5℃ 보다 무려 1.1℃나 높았습니다. 당연히 1973년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한 해로 기록됐습니다.
지난해 기록이 두드러지는 것은 최근 지구촌의 기온상승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 12월 기온 기록이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1월부터 11월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로 연일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거든요.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기온 편차를 나타낸 아래 그림에서는 오른쪽 끝 부분에서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우리나라 연평균기온 상황을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 당분간 일교차 크고 공기 탁해, 맹추위는 다음 주 초에 밀려올 듯
당분간 한반도의 공기 흐름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기온도 평년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탁한 공기에 일교차가 커지면, 몸의 리듬이 쉽게 깨질 수 있어 감기에 걸리기 쉽습니다.
두꺼운 외투 한 벌보다는 얇은 옷 여러 벌을 겹쳐 있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겨울다운 매서운 추위는 다음 주 초에 밀려올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