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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4연승 새 역사 도전' 첼시, 운명 가를 토트넘전

[EPL] '14연승 새 역사 도전' 첼시, 운명 가를 토트넘전
2016/17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EPL 시즌 중 가장 치열한 일정으로 꼽히는 박싱데이도 한 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고비를 넘겼다고 해서 숨을 돌릴 틈은 없다. '빅4'에 진입하려는 상위권 팀들에게는 더 혹독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선두권 팀들 간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피 말리는 순위 경쟁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2016/17 시즌 EPL 하반기는 매 라운드 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그 어떤 팀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2016/17 시즌 EPL 부동의 선두 첼시다. 전체 일정 38라운드 중 19경기를 치른 1월 초 현재까지 첼시는 리그에서 단 2패 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첼시에 패배를 안긴 팀은 리버풀과 아스날뿐이다. 지난해 9월 말 리그에서 두 팀에게 연달아 패배를 당했던 첼시는 이후 무려 3달 넘게 패배는 물론 무승부도 없다. 2017년 첫 날 치른 1일 스토크 시티전에서도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4-2 승리를 챙겼다. 첼시는 이 날 승리로 승점 49점, 리그 13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최다 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은 아스날이었다. 아스날은 2000년대 초반 리그에서 무려 14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 연승 기록은 두 시즌에 걸쳐 작성됐다. 시기상 2002년 2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쓰여진 것. 프리미어리그는 직전 해 8월 개막해 다음 해 5월 시즌을 마무리한다. 연도상으로는 두 해에 걸쳐 리그를 치르는 일정이다.

즉, 엄밀히 따지면 아스날이 세운 리그 14연승 기록은 2001/02 시즌 막바지 13연승을 이어간 뒤 2002/03 시즌 개막전 승리를 포함한 14연승이었다. 그 사이에는 6월부터 7월까지 약 두 달 간의 휴식기와 프리 시즌이 존재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14연승은 아무 팀이나 넘볼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아스날의 최다 연승 기록과 가장 근접한 기록을 가지고 있던 것도 맨유 한 팀 뿐이었다. 맨유는 리그에서 12연승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 역시 1999/2000 시즌 막바지와 2000/2001 시즌 초반까지 두 시즌에 걸쳐 작성된 기록이었다. 단일 시즌으로만 따지면 EPL 최다 연승 기록은 아스날이 2001/02 시즌에 세운 13연승인 셈이다.

첼시는 19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을 기점으로 이미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과는 타이를 이뤘다. 남은 것은 전인미답의 경지다. 첼시가 오는 5일, 원정으로 치러지는 토트넘과의 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한 시즌에만 리그 14연승을 기록하는 축구종가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1990년대 초반 프리미어리그 체제 출범 이후 EPL 클럽 간 전력이 점차 상향 평준화 된 점을 고려하면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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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축구팬들 사이에는 첼시가 이번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인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는데다 컵대회서도 조기 탈락했다는 점을 들어 13연승 기록을 다소 평가절하 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유럽 대항전은 물론 각종 컵대회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다른 클럽들과 달리 첼시는 오로지 리그 경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전 시즌 팀이 붕괴에 가까운 수준의 파행을 겪었고 급기야 리그 최하위권까지 떨어졌던 점, 2016/17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팀에서 보내는 첫 시즌인 것은 물론 EPL 무대 자체가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첼시는 그런 이유로 어떤 의미에서 이번 시즌 최대 '고비'가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일전을 앞두게 됐다. 바로 20라운드 토트넘전이다. 스포츠에서 기록 달성이 주는 부담감은 부정하려 해도 절대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더욱이 첼시가 그 목전에서 만나야 하는 상대가 같은 런던 지역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 팀이라는 점도 걸끄러운 대목이다. 토트넘은 지난 2015/16 시즌 막바지 첼시와의 경기에서 끝내 무승부를 기록해 레스터 시티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던 뼈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이 최근 리그에서 4연승을 기록하며 완전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원정에 나서는 첼시로서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더욱이 2016/17 시즌 개막 이후 토트넘은 자신들의 홈인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치른 경기에서는 7승 2무를 기록하며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물론 지난 2년 동안 두 팀의 역대 전적에서 첼시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3번의 맞대결에서 첼시는 5승 7무 1패를 기록하며 앞서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 2년 간의 맞대결 중 첼시가 토트넘에게 당했던 마지막 패배는 박싱데이 기간이었던 2015년 1월 1일 치러진 경기였다. 여기에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팀들의 일정까지 감안하면 첼시로서는 이래저래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토트넘 원정이다. 19라운드를 마친 현재 1위 첼시를 가장 강력히 위협하고 있는 팀은 리버풀. 리버풀은 지난 1일 치러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승점 43점을 쌓았다. 20라운드를 앞둔 현재 2위 리버풀과 1위 첼시의 승점 차이는 6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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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9라운드 리버풀과 맨시티전은 이번 시즌 EPL 우승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경기 중 하나로 꼽혔는데,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이 경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를 상대로 1-0 귀중한 승리를 챙겨 맨시티를 리그 5위까지 추락시켰다. 첼시보다 20라운드 경기를 먼저 치르는 리버풀이 만약 선덜랜드를 상대로도 승점 3점을 더 보탤 경우 토트넘전을 앞둔 선두 첼시와의 승점 차는 3점으로 줄어든다. 3점이면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는 격차다. 첼시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토트넘 원정길에 오를 수도 있는 셈이다.

3달 넘게 파죽지세 연승행진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첼시는 이제 자신들을 압박해 오는 수 많은 부담감과 싸워야 하는 시즌 가장 중대한 일전을 앞두게 됐다. 물론 토트넘전 한 고비만 넘기면 EPL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은 물론 2016/17 리그 우승 타이틀에도 바짝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첼시가 토트넘전에서 연승 행진을 마무리 할 경우 EPL 선두권 경쟁은 더욱 피 말리는 구도에 돌입하게 된다.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1위부터 4위 자리를 놓고 선두 첼시부터 6위 맨유까지 총 6개 팀이 라운드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첼시가 자칫 연패에 빠질 경우 우승 타이틀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첼시는 20라운드 토트넘전 이후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레스터 시티, 헐 시티와 연달아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첼시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경기일 수 있지만 이 팀들이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오히려 쉽지 않은 일정이다. 수천억원의 중계권 배당금이 오가는 EPL에서 2부 리그 강등은 클럽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대팀들로서는 상대가 누구이든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후 2월 초에는 우승 타이틀 경쟁팀인 2위 리버풀과도 맞대결을 벌여야 하는 결코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2016/17 시즌 그 어떤 때보다 중대한 기로에 선 첼시가 수 많은 부담감을 뒤로 하고, 토트넘전을 기점으로 EPL 새 역사를 쓰게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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