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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길고양이 해코지 말라"…고양이 AI 확진에 시민들 걱정

"불쌍한 길고양이 해코지 말라"…고양이 AI 확진에 시민들 걱정
경기도 포천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고양이가 H5N6형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고양이 살처분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고양이 학대가 심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 "불쌍한 길고양이 죽이지 마라"…고양이 학대 심해질까 '걱정'

지난달 25~26일 경기 포천시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집고양이 수컷 1마리와 새끼 길고양이 1마리 등 2마리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길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셈"이라며 "불쌍한 애들(고양이들) 더 힘들어질 것 같아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나도 불쌍한 길고양이들 밥 주고 있는데 제발 더 피해가 확산 안 됐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길고양이가 대거 도살 처분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방역만큼이나 동물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길고양이 도살처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이 틈을 타 길고양이 학대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평소에도 고양이를 백안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일을 계기로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이 많아질까 봐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도시에 사는 길고양이들은 새는커녕 쥐도 잡아먹기 거의 불가능해서 얼어 죽고 말라죽는 판국인데 길고양이 대상으로 해코지할까 심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AI 얘기를 꺼내면 길고양이 살처분을 왜 안 하느냐며 정부가 무능하다고들 해서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 "고양이들 주의깊게 살펴봐야"

그동안 길고양이들은 일부의 표적이 돼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거나 학대받는 일이 많았다.

작년 11월에는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고양이를 나무에 매다는 등의 수법으로 잔인하게 연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작년 8월에는 인천시 계양구에서 20대 노숙인이 길고양이를 집어 던져 살해하는 일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는 인체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됐으므로 고양이를 보호하면서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자유연대 조 대표는 "미국 보건당국도 AI에 걸린 고양이가 사람한테 옮길 확률은 없다고 보고 있고 도심에 있는 길고양이들이 새를 잡아먹거나 하는 일은 많지 않다"며 "도심에서 AI에 걸린 조류도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큰 우려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우려가 된다면 길고양이들을 굳이 접촉하려고 하지 말고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주민)들은 고양이들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조심할 일은 사전에 조심하고 호들갑스럽지 않게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 '케어' 관계자도 "고양이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으며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 유형은 인체 감염 보고 자체가 없다"며 "길고양이 살처분은 할 필요가 없다는 정부 입장을 확인했으니 지자체 등에서 길고양이 살처분을 하거나 개인들이 마구잡이로 길고양이 살상을 하는 경우 동물단체 케어로 제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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