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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파일] 차병원 회장 이메일 공개, '제대혈 주사 자진해서 맞았다'

[단독][취재파일] 차병원 회장 이메일 공개, '제대혈 주사 자진해서 맞았다'
산모들이 연구 목적으로 쓰라고 기증한 제대혈, 차병원 회장 일가가 마음대로 맞았다는 의혹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 결국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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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차광렬 총괄 회장과 아버지, 부인이 모두 9차례의 불법 제대혈 시술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화 방지를 위한 제대혈 임상 연구 129명 중 48명이, 차 회장 일가, 친척, 교회 지인, 차움 의원 회원들이었습니다. 사실상 VIP 관리용으로 남의 제대혈을 쓴 겁니다.
 
● 하지만 처벌은 안 받는다?
 
하지만 차 회장 일가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현행법상 주사를 놔준 의료인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제대혈 은행을 관리하고, 또 회장 일가에게 불법 주사를 놔줬던 책임자 강 모 의사, 그리고 제대혈 은행을 소유한 성광의료재단의 이사장만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 불법 제대혈 주사 누가 지시했나?
 
복지부는 차 회장이 불법 제대혈 시술을 직접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 모 의사는 복지부에 본인이 차 회장에게 투여를 권유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마디로 책임을 다 지겠단 소리입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확인한 사실은 다릅니다. 취재를 하면서 차병원에 공식 해명을 요구했고, 차광렬 회장은 지난 15일, 이메일 한 통을 보내왔습니다. 누가 먼저 제대혈 주사를 맞자고 했는지 명확하게 나옵니다. 이메일을 공개합니다.
  
● ‘제대혈 맞겠다는 건 내 생각’
 
차광렬 회장이 지난 13일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
이 메시지를 남기고 차 회장은 다시 한국을 떠났습니다. 밑에서 네 번째 문장,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제너가 천연두 백신을 개발할 때 아들에게 효과 확인을 위해 접종한 것처럼”
▶ (무려 200년 전 상황을 지금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연구 IDEA를 처음 제시했던 나 자신 스스로 체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예비연구 성격으로 1월에 시술을 받았습니다.“


노화 방지를 위한 제대혈 임상 연구를 처음 기획한 것도, 스스로 직접 체험해보겠다고 생각한 것도 본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회장 본인이 나서서 제대혈을 맞겠다고 한 겁니다. 이런데도 주사를 놔준 의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회장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주사를 놓고, 연구 기록도, 진료기록도 남기지 않는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복지부는 차 회장이 불법 제대혈 시술을 지시했는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차 회장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차 회장이 보낸 이메일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사실 관계는 명확합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법을 저지르고, 법망을 교묘히 피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없어야겠습니다. 주말마다 촛불을 드는 국민들이 바라는 사회의 모습도 단 한 가집니다.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입니다. 그러니까 남의 제대혈을 마음대로 맞은 회장님, 꼭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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