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랙리스트 오르자 예산 삭감…불이익 실체

박수진 기자 start@sbs.co.kr

작성 2016.12.26 20:07 수정 2016.12.26 21: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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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문화예술 단체들은 실제로 예산 삭감 같은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돈줄을 좨서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은 셈입니다.

역시 특별취재팀의 박수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입니다.

고 김근태 민주당 의원이 민주화운동 시절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22일 동안 모진 고문을 당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배급한 회사는 중소 업체인 엣나인필름.

주로 외국 예술영화나 독립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곳인데, 이 영화 배급사라는 이유로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정상진 대표/엣나인필름 : '남영동 1985'가 그렇다고 불온한 영화도 아니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그린 영화인데, (역사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만든다 그러면 (정부) 사람들 참 나쁜 사람인 것 같아요.]

이 회사는 2013년 문체부 예산에서 3천400만 원을 지원받았지만, 그 이후 단 한 푼도 지원이 없었습니다.

[사찰이잖아요. (정부가) 영화 한 편 한 편에 대해 사찰했다는 명백한 증거 아닙니까? 편 가르기 하는 것밖에 더 되느냐는 생각밖에 없어요.]

세계적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윤이상 평화재단도 2013년 9천만 원을 받았지만 이후 지원이 끊겼습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이사장을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윤이상 평화재단 관계자 : 정치적으로 좀 미묘하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문체부의 민간단체 예산 지원 현황을 보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개인이나 단체 대다수가 예산이 삭감되거나 아예 심의에서 탈락했습니다.

한국 연극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임영웅 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산울림, 비판적 지성의 산실 창작과 비평 등도 예산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예산 지원 대상을 결정하는 결정적 기준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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