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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내가 이러려고 공연장 왔나…'관크'를 아십니까?

[리포트+] 내가 이러려고 공연장 왔나…'관크'를 아십니까?
연말연시를 맞아 콘서트,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과 연인, 친구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연장에서 '관크'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관크에 당했어요! 공연을 관람하는 내내 일명 '똥머리'가 앞을 가려 무대가 안 보이고, 휴대전화 진동 소리에 대사를 놓치고, 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비싼 돈 내고 공연 보러 왔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로웠어요."
누리꾼들의 공연 관람 후기를 재구성한 글인데요, 도대체 '관크'가 무슨 말일까요?

'관크'란,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관객 크리티컬(Critical)의 줄임말이죠, 게임에서 결정적 피해를 보는 것을 일컫는 용어인 크리티컬(Critical), 일명 '크리'가 공연계로 넘어온 겁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관람 방해꾼' '치명적인 방해 행위'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종문화회관·명동예술극장·예술의전당·LG아트센터 등 대형공연장 하우스매니저가 '공연을 방해하는 5가지 관객 유형'을 선정했습니다.
관크의 유형
'시야'(모자·휴대전화 액정), '소리'(기침·괴성), '냄새'(음식·술·방귀)를 유발하는 행위, '지각 관객임에도 당장 들여보내 줄 것을 요구하는 관객','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인 공연에 입장허가를 요구하는 관객’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 '수구리'부터 '커퀴밭'까지

공연을 방해하는 관객 유형에 따라 부르는 명칭도 있습니다.

우선 '시야 방해꾼'에는 '수구리'와 '폰딧불'이 있습니다. '수구리'는 좌석에서 등을 떼고 앉아 어깨나 등으로 뒷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행동에서 온 말인데요,
수구리와 폰딧불
최근에는 뒷사람의 시야를 가릴만한 모자나 머리끈 등을 착용해 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사람까지 일컫습니다. 긴 머리를 돌돌 말아 올린 머리도 수구리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폰딧불'은 폰과 반딧불이 합쳐진 말인데요, 핸드폰 액정 불빛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관객을 말합니다. '소리 방해꾼'에는 '붕어관크'와 '설명충'이 있습니다.
붕어관크와 설명충
'붕어 관크'는 소리 없이 대사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는 관람객을 의미합니다. 시야·소리·냄새 방해 외에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관객들이 있습니다.

메뚜기처럼 공연 중에 빈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관객인 '메뚜기 관크'와 커플 바퀴벌레의 약자로, 공연장에서 지나친 애정 행각을 하는 관객인 '커퀴밭'이 대표적입니다.
메뚜기와 커퀴밭
얼마나 이런 관람 방해를 당했으면 이렇게 많은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게 된 걸까요?

■ 90% 이상이 경험했다는 '관크'

한 공연장 집계에 따르면, 공연장에 방문한 관람객 중 90% 이상이 이런 '치명적인 방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관람객은 많지 않습니다.

관람객 중 40% 정도는 '그냥 내버려 뒀다'고 답한 겁니다. 직접 불만을 말하거나, 안내 요원에게 불편사항을 전달하는 경우도 20%에 불과했습니다.

공연장 관계자는 이런 방해 행위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공연 휴식시간을 이용해 안내 요원에게 불편사항을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관크에게 당했다면, 안전요원에서 요청하자
공연에 방해되는 관객의 좌석을 안내 요원에게 알려주면, 안내 요원이 직접 찾아가 주의를 주기 때문입니다. 불편을 느낀 관객의 요구에 따라, 비어 있는 좌석으로 자리를 바꿔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크' 없는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인에게 기대하는 만큼 자신도 관람 예절을 지키는 것'일 겁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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