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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지 이스라엘서 성탄트리 '금지령' 논란

기독교권뿐 아니라 다른 종교가 국교인 나라에서까지 일반화된 성탄절 트리를 놓고 정작 예수의 탄생지인 이스라엘에선 우상 논란이 일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권위 있는 랍비 단체가 호텔과 학교 등에 성탄 트리를 세우거나 송구영신 파티를 열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랍비 단체는 성탄 트리가 우상 숭배에 해당하며 이교도의 상징으로, 유대인의 율법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국교인 유대교는 기독교와 달리 구약만을 경전으로 삼고, 예수를 신격화하지 않으며 예수 탄생 이후를 기록한 신약은 인정하지 않는다.

랍비 단체는 성탄절 대신 유대교 겨울 축제 기간인 '하누카'만으로 충분하다면서 성탄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의 명문대 테크유니온의 랍비 엘라드 도코우는 학생회가 교내에 성탄 트리를 세우자 "유대인 학생들은 학생회를 탈퇴하라"고 요구했다.

도코우는 학생들에게 "이스라엘은 세계 유일의 유대인 국가로서 모든 (종교) 사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대신 열방에 빛을 비춰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의 한 학생은 "교내 소수 기독교도는 하누카에 반대하지 않는 것처럼 유대인도 성탄을 기념하는데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알자지라는 보수적인 랍비 단체는 성탄 분위기가 확산하면 기독교로 개종하는 유대인이 많아지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텔은 랍비 단체의 경고에도 연말연시 성수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성탄 트리와 송구영신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랍비 단체가 '코셔'(유대교 율법으로 허용된 것) 허가권을 쥐고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 성탄 트리는 의외로 예민한 문제다.

2012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성탄 트리 옆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유대계 기독교도들이 연 파티에서 장난친 것"이라고 부랴부랴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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