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씨 딸 정유라 씨를 지명수배하는 등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체포영장 발부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을 특검이 공개 반박하고 정 씨의 도피를 돕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포위망을 한층 좁히고 있다.
특검의 요청이 있으면 정 씨의 귀국을 조율하겠다는 뜻을 이 변호사가 최근 밝힌 것에 대해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만일 자진귀국 의사가 있다면 진작 들어 왔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여기에는 정 씨에게 정식으로 출석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사실상 도피 중이라는 판단과 더불어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해 일단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지만 지금이라도 들어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데 이어 21일 정 씨를 지명수배·기소 중지했다고 밝히고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 씨의 도피를 돕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정 씨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당국을 거쳐 독일 정부에 사법공조도 요청한 상태다.
수사 대상자 정보 공개에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여 온 특검 측이 정 씨에 대한 조치를 속속 공표하는 것에는 정 씨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최 씨 모녀를 특혜 지원한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 제삼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전날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했다.
따라서 최 씨의 진술 내용이 혐의 입증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특검이 정 씨를 구금하는 것은 최 씨를 향한 심리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특검의 압박에 정 씨가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경우 장외 법리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공개 수배 상태가 된 정 씨는 자신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정 씨가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의 딸 유섬나 씨처럼 현지법원에 송환을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거나 하면 신병 확보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특검 수사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변수를 거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