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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는 AI에 무너진 방역대…'13년 청정' 옥천도 뚫렸다

거침 없는 AI에 무너진 방역대…'13년 청정' 옥천도 뚫렸다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조류 인플루엔자(AI)기세 앞에 13년째 청정지역을 유지하던 충북 남부의 AI 방역대가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지난달 16일 음성에서 시작된 AI가 진천·충주·청주·괴산을 거쳐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옥천으로 번지면서 충북 전역이 AI 감염지대가 됐습니다.

옥천군은 오늘(21일) 옥천읍 구일리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3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간이 검사한 결과 1마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결과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가 이뤄져야겠지만, 최근 무섭게 번지는 AI가 침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방역당국은 이 농장 닭 10만 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옥천 등 충북 남부는 2003년 12월 국내에 고병원성 AI가 전파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병이 발생하지 않은 곳입니다.

'역대 최악의 AI'로 불리는 2014년 195일 동안 전국서 1천396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될 때도 이곳만큼은 무풍지대였습니다.

오늘 AI 발생 소식에 옥천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군수 주재 긴급 방역대책회의가 소집되는 등 방역시스템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지난달 개장한 순환수렵장이 22일부터 폐쇄되고, 발생 농장 주변 3㎞에 대한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도 내려졌습니다.

전염경로를 찾기 위한 역학조사도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이 농장이 다른 산란계 농장 2곳과 더불어 가족농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양성 판정이 난 구일리 농장은 아들이 운영하고,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동이면 금암리와 안남면 도농리에 부모가 운영하는 농장 2곳이 더 있습니다.

금암리에는 22만마리, 도농리에는 13만마리의 산란계가 있습니다.

옥천군은 농장마다 관리인에 따로 있고, 사료 수송이나 계란 출하 등도 제각각 이뤄져 AI 전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들 농장 닭에 대한 분변검사 등을 강화한 상태입니다.

전염경로에 대한 해석도 다양합니다.

옥천군은 해당 농장이 창문 없는 무창계사여서 AI 전염원으로 지목된 철새 등 조류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AI가 발생한 청주·괴산과 80㎞나 떨어져 있어 사람이나 차량 등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옥천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AI 전파 경로나 확산 가능성을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축산차량이나 철새 등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전염경로를 찾기 위해 축산차량마다 장착된 GPS시스템을 추적하고 있으며, 8곳의 이동통제초소 근무 인원도 2배로 늘려 24시간 운영하는 등 확산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지역에는 11개 농장에 196만마리의 닭과 메추리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또 인접한 보은에 32곳(180만마리), 영동 19곳(93만마리)의 가금류 농장이 있습니다.

옥천의 AI 발생에 따라 보은군과 영동군도 방역을 강화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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