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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금류 10% 넘게 도살…"AI피해, 1조 5천억 이를 수도"

국내 가금류 10% 넘게 도살…"AI피해, 1조 5천억 이를 수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한 달 만에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전체 가금류의 10% 이상이 도살 처분되면서 직·간접적인 경제 피해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이날 0시 기준으로 도살 처분됐거나 처분 예정인 가금류 마릿수가 378농가, 1천991만9천 마리다.

지난달 16일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34일 만에 도살 처분 규모가 2천만 마리에 육박했다.

이는 통계청(2015년 9월 기준)이 파악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가금류 사육 농가(3천506농가, 1억6천525만8천여 마리)의 12%에 해당한다.

한달 만에 국내에서 사육되는 전체 가금류 10마리 중 1마리 이상이 살처분된 셈이다.

의심 신고 건수 93건 가운데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77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16건 역시 확진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하면 피해는 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번 AI 사태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손실도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최대 조 단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역대 최고 속도의 AI 확산과 경제적 피해' 보고서를 보면 이번 AI 사태로 유발되는 직·간접적 기회손실 비용은 최소 4천920억 원에서 최대 약 1조4천7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수치는 과거 최대 피해를 냈던 2014~2015년 당시와 올해 사태의 환경이 유사하다는 가정하에 전국적으로 가금류의 감염률이 10%, 20% 30%일 때를 나눠 추산된 금액이다.

앞서 2014~2015년 당시에는 669일 동안 닭과 오리 1천937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고, 살처분 보상금 및 생계소득안정 지원금 등을 포함해 2천381억 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된 바 있다.

보고서는 AI 도살처분 마릿수가 전체 사육 마릿수의 10%를 차지할 경우 농가와 정부의 직접 기회손실 규모는 총 2천858억 원, 사료 산업, 육류, 육가공업, 음식업 등에 미치는 간접적인 손실은 2천억 원 등 모두 4천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정대로라면 이미 한 달 만에 도살처분 규모가 전체 사육대비 10%를 넘어선 만큼 직·간접적 경제 피해도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또 도살처분 마릿수 비중이 20%를 넘어 30%에 달할 경우 기회손실 규모는 최대 1조4천9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AI가 단순히 농가나 기업의 일차적 피해나 재정지출 증가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관련 식료품에 대한 소비심리를 약화시키는 등 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가령 가금류 생산 감소로 사료 수요가 축소됨에 따라 사료업체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육가공 및 유통업체나 외식 및 소매 업체 역시 가금류 수요 감소에 따른 이차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가축 전염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사후 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한 2차 피해 발생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가 손실에 대해 최대한 보전을 하되, 빨리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AI에 따른 축산물 수요가 전체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소비 장려책 및 축산 농가에 대한 한시적인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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