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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전폭기' 美 공군 F-4 팬텀기, 역사 속으로…21일 공식 퇴역

'명품 전폭기' 美 공군 F-4 팬텀기, 역사 속으로…21일 공식 퇴역
▲ 재래식 폭탄을 투하하는 미 공군의 F-4E 전폭기 (사진=연합뉴스/위키피디아 제공)

'명품 전폭기'로 베트남전에서 맹활약한 미국의 F-4 팬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뉴멕시코주 홀먼 공군기지에서 21일 F-4 팬텀기의 '마지막 비행'을 갖고 팬텀기를 공식 퇴역시킨다.

이 기지에서 운영하는 13대의 팬텀기는 플로리다주 틴들 공군기지의 제53 비행단에 배속돼 F-35 라이트닝 II 스텔스 전투기 등의 최첨단기 지상표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미 공군은 팬텀을 공중 표적, 시험기, 미사일과 레이더 표적 등으로 사용해왔다.

이륙 중량만 30t인 육중한 기체에도 오랫동안 요격, 폭격, 정찰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된 것은 강력한 엔진, 조종사와 항법사 겸 무장사 등 2명이 타는 복좌식 구조 덕택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미 공군연구소 관계자가 설명했다.

방산업체 맥도널 더글러스(MD)가 제작한 팬텀의 생산 대수는 5천197대로 미국 외에도 한국, 영국, 호주, 이스라엘, 일본 등 11개국이 도입해 운영해왔다.

지난 1958년 첫 비행을 한 후 1961년부터 실전 배치된 팬텀은 애초 미 해군의 함대 방어용으로 개발됐다.

항공모함이나 구축함 등 함정에 적기가 접근하기 이전에 요격할 목적으로 개발된 팬텀은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의 '특명'에 따라 공군과 해병대도 임무 특성에 맞게 개량한 기종을 운영했다.

베트남전 침전 퇴역 조종사인 크레이그 쇼르즈먼 예비역 공군 대령은 "팬텀은 최고는 아니었지만 모든 임무를 할 수 있는 기종"이라면서 "공중전에서도 최고는 아니었지만, 수행 능력이 있고, 더구나 지상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 폭격, 심지어는 핵폭탄까지 투하할 수 있는 전폭기였다"고 기억했다.

쇼르즈먼은 이어 베트남전 당시 몇 차례 피격당했지만 "튼튼한 기체" 덕택에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면서, 최고의 전폭기로 평가했다.

팬텀은 애초 함대 방어기로 개발된 만큼 초기 기종은 공대공 미사일만 적재했다.

그러나 베트남전이 격화하기 시작한 1967년부터 팬텀은 북베트남(월맹)이 소련으로부터 받은 미그-21(MIG-21) 전투기에 대항한 공중전 임무를 수행하려고 기관포(20㎜)도 장착했다.

북베트남군 미그기에 맞선 공중전에서 팬텀은 강력한 엔진 덕택에 높은 추력과 상승기동을 통해 사격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 잇따라 상대기를 격추했다.

이에 따라 팬텀에는 '미그기 킬러'라는 별명이 따라붙게 됐다.

베트남전 기간 팬텀이 미그-21을 떨어뜨린 격추율(kill ratio)은 여전히 기밀로 분류되어 있지만, 공중전 분야 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화이트 연구원은 1:2나 1:3으로 팬텀이 유리했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지난 1972년 여름 동안 북베트남 상공에서의 공중전에서 북베트남군은 MIG-21 12대, MIG-17 및 MIG-19 4대 등 모두 16대를 잃었지만, 팬텀 격추 대수는 11대로 팬텀이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973년 4차 중동전에서도 이스라엘 공군은 127대의 팬텀을 동원해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연합군의 미그 전투기보다 우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적 방공망 제압 임무를 위해 G형을, 정찰임무를 위해서는 RF-4형을 각각 배치했다.

한국도 지난 1969년 1개 대대 분량의 F-4D 기종을 도입한 이후 2010년 퇴역할 때까지 41년 동안 운영했다.

그러나 한국은 개량작업을 통해 F-4E 기종 40여 대를 오는 2019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F-4E 기종은 재래식 폭탄과 집속탄, 레이저유도폭탄 등 각종 폭탄, 스패로와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 최대 8.4t의 무장 적재 능력을 갖췄다.

한편 미 공군은 F-4E를 개조한 무인 표적기(QF-4)가 퇴역함에 따라 무인 표적기 임무를 F-16 전투기를 개조, 자율 조종과 전투 기능을 갖춘 QF-16로 대체했다.

앞서 호크 칼리슬 미 공군 전투사령관은 제53 비행단 소속 115대의 QF-16이 실전 투입 태세가 가능한 상태인 '초도작전능력'(IOC)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OC 자격을 확보한 15대의 QF-16기는 QF-4를 대체해 F-35, F-22 랩터 등 스텔스 전투기들의 훈련과 대항기로 운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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