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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 세계에 알린 테일러 유품 451점 돌아왔다

3·1 운동 세계에 알린 테일러 유품 451점 돌아왔다
▲ 딜쿠샤 전경 (사진=연합뉴스)

3·1 운동과 제암리 사건 등을 전 세계에 타전하며 일제의 만행을 널리 알린 미국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

테일러 부부가 살던 일제강점기 서울의 모습을 자세히 엿볼 수 있는 자료 수백 점이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L.테일러로부터 '딜쿠샤' 관련 자료 451점을 기증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딜쿠샤'는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 잡은 테일러 가옥으로,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 또는 '이상향'이라는 뜻이다.

앨버트 테일러는 1923년부터 1942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앨버트 테일러와 아내 메리 테일러, 그리고 제니퍼의 부모인 브루스 테일러와 조이스 핍스 테일러 등 유품과 딜쿠샤 관련 자료다.

제니퍼 L.테일러는 올해 2월 방한해 먼저 기증한 57점에 더해 총 508점에 달하는 자료를 제공했다.

이들 자료는 사진앨범 14점, 회화 79점, 도서 33점, 아카이브 148점, 의상 49점, 공예품 167점 등이다.

자료 가운데에서는 딜쿠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진앨범과 자료가 눈에 띈다.

거실·침실·주방·서재 등 가옥 내부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집안일을 도운 '강서방'·'남도' 등 인물들의 행방을 알 수 있어 앞으로 가옥을 복원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30년 한국에서 인 골드러시(금광 열풍)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 앨범도 있다.

앨버트 테일러는 강원도 세포군 '음첨골'이라는 곳에서 금광을 운영했는데, 일대의 모습·시설·금 채취 과정을 사진으로 자세히 남겼기 때문이다.

메리 테일러도 음첨골 사람들의 삶과 사금 채취·가공 과정을 그림으로 남겼다.

메리 테일러가 서울살이 경험을 토대로 쓴 자서전 '호박목걸이'의 초고와 책의 제목이 된 호박 목걸이도 이번에 기증됐다.
딜쿠샤 내부 (사진=연합뉴스)
책 초고에는 서울 사람들의 생활 모습, 민속신앙, 금강산 유람, 언더우드 가문 등 메리 테일러가 만난 사람 등이 자세히 기록됐다.

테일러 부부의 집안일을 해준 '김주사', '최서방' 등 한국인의 초상화도 함께 남겨졌다.

이와 함께 제니퍼 L.테일러의 어머니이자 주한 영국대사관 총영사 제럴드 핍스의 딸인 조이스 핍스 테일러가 남긴 사진 앨범, 테일러 가문의 손길이 묻은 공예품과 한복 등도 기증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딜쿠샤에 거주했던 테일러 부부의 행적을 밝히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라며 "3대에 걸친 테일러 가문의 자료는 딜쿠샤나 금광 개발 등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딜쿠샤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자료를 기증한 제니퍼 L.테일러는 "이 자료는 테일러 가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한국에서 연구·발전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딜쿠샤 복원과 기획 전시에 활용돼 시민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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