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종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지만, 사례별 원인 파악은 힘들다.
축산당국은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웠던 철새에 의한 감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발생 양상이 나타나면서 대책은커녕 원인조차 알 수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구례군 용방면, 나주시 남평읍 육용오리 농장이 농림축산 검역본부로부터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전남 AI 발생 농장은 모두 9개 농장으로 늘었다.
발생 시기별로는 지난달 16일 해남을 시작으로 이틀 뒤 무안에서 발생한 뒤 나주에 집중됐다가 전남 동부권인 구례까지 확산한 모양새다.
'게릴라식' 전파에 반경 500m 또는 3㎞ 이내 방역대에 포함된 농가까지 모두 34개 농가 62만6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구례 용방면 농장은 이미 AI가 발생한 전북 정읍 씨오리 농장의 알을 다른 부화장으로 옮겨 부화시킨 새끼 오리를 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례에는 철새도래지가 없어 애초 의심 신고 때부터 농장 간 수평감염이 우려됐다.
그러나 같은 새끼 오리를 입식한 다른 농가들은 역학조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축산당국은 농장 간 감염을 단정하지 못했다.
구례 3곳, 나주 1곳 등 전남 4개 농장이 같은 부화장에서 새끼 오리를 입식해서 사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평읍 발생 농장도 휴대전화 수신이 원활하지 않을 만큼의 산중에 있어 감염경로에 궁금증이 쏠렸다.
다른 농장과의 역학 관련성은 없으며 철새가 오가는 나주호와 3㎞가량 떨어진 곳이었다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남평에서는 1㎞가량 거리를 두고 2개 농장에서 AI가 발생하기도 했다.
감염경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추정은 하겠지만 사례별로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며 "현재로써는 확산세를 고려해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