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알린 포스터 제1장관이 막대한 혈세 낭비를 초래한 부실 정책의 책임 논란 속에서 불신임 위기를 모면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2년 포스터가 이끌던 기업통상투자부는 '신재생에너지 장려정책'(RHI)은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장려하는 정책을 입안했다.
하지만 보조금 비율을 잘못 설정한 탓에 기업들이 보조금을 과다하게 챙기는 구조가 됐다.
결국, RHI는 지난해 중단됐다.
혈세 낭비 규모가 약 4억 파운드(약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포스터 장관이 논란의 한 복판에 섰다.
제1야당인 사회민주노동당(SDLP)은 포스터 수반 불신임안을 발의했고, 야권 전체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콜럼 이스트우드는 SDLP 대표는 RHI 의혹을 파고든 결과 "충격적인 무능력"이 드러났고 더 깊이 파고들면 "아마도 감춰진 부패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포스터 수반은 이날 북아일랜드 의회에 출석해 비용통제 수단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통렬한 정치적 유감"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불신임 표결 추진은 "정치적 단죄"라며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들은 선출된 지도자들을 몰아낼 수 없다"며 "나는 여기에 있고 계속 여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는 중도 우파인 DUP와 좌파인 신페인당 공동정권으로 구성돼 있다.
의회 108석 가운데 DUP와 신페인당이 과반인 68석을 확보하고 있다.
불신임안 가결의 열쇠를 쥔 신페인당이 동의 여부를 직접 밝히지 않은 탓에 사퇴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신페인당이 이날 표결에 기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DUP는 의회의 복잡한 규정에 따라 불신임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설명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인 마틴 맥기네스 신페인당 대표는 이날 BBC 방송 인터뷰에서 RHI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고 조사 중 포스터 수반이 일시적으로 물러나는 것을 촉구하는 발의안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포스터가 사퇴 위기에 다시 몰릴 불씨는 남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