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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투트랙'…오전엔 박 정부 맹폭, 오후엔 안보 행보

文 '투트랙'…오전엔 박 정부 맹폭, 오후엔 안보 행보
이른바 '혁명'·'적폐 대청소' 등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9일 오전과 오후 각각 정반대의 '콘셉트'를 잡으면서 진보와 보수층에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

문 전 대표는 오전에는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만나고, 오후에는 1950년 흥남철수 당시의 활약으로 '한국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현봉학 선생의 동상제막식에 참석했다.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날카롭게 각을 세워 진보층의 지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6.25 전쟁의 고초를 기억하는 60대 이상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함으로써 집토끼와 산토끼를 함께 겨냥한 '두 마리 토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권력기관 적폐 대청소를 위한 대화' 행사를 열고 진보성향 문화예술인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극평론가인 김미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 대통령에 대한 풍자벽보를 그린 이하 작가,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고영재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을 폭로하고 해임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서울시 탈북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유우성씨, 쌍용차사태 해결을 촉구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은 류하경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헌정유린의 주범"이라며 "권력기관의 오래된 적폐를 청산하는 것으로 촛불혁명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의 국정농단이 도를 지나쳐 문화계까지도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적폐가 극심한 것 같다"며 "특검이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오후에는 세브란스빌딩 앞마당에서 진행되는 '흥남철수의 영웅, 현봉학 선생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현 선생은 1950년 12월23일 '흥남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P.

라루 선장을 설득해 배에 실려있던 무기를 모두 버리고 피난민을 태울 수 있도록 한 인물로,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됐다고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2014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의 당 대표 후보로 뛸 당시 '국제시장'을 본 뒤 "흥남철수 당시 아버지가 흥남시청에 농업계장으로 일하는 등 제 개인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젊은 세대도 영화를 통해 부모 세대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흥남철수 피난민 가운데 저희 부모님이 계셨다. 현 박사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북한 공산치하를 탈출하고 싶어 했던 그 십만 명의 피난민들이 대한민국으로 내려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마 저도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 박사는 피난 후에 태어난 2세들에게는 거의 생명의 은인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을 한국의 쉰들러라고 부르지만, 쉰들러보다 훨씬 감동적인 일을 했다. 세계 전쟁사상 가장 아름다운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현 박사는 참여정부 시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고문을 하시면서 남북화해 협력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이후 남북관계가 많이 후퇴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오늘 제막식이 현 박사님의 남북화해 협력 정신을 계승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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